# 미국 주식에 투자 중인 직장인 A씨는 구글이 양자컴퓨터 관련 발표를 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고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양자컴퓨터는 아직 연구단계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이 비약적인 발전을 통해 우리의 삶을 빠르게 변화시키듯, 양자컴퓨터 역시 금융, 의료,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래에 거대한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양자컴퓨터에 대한 지식과 투자 관점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양자컴퓨터의 기본 원리는 ‘양자역학’에 기반한다. 양자역학은 원자·전자·빛처럼 아주 작은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현대 기술의 핵심인 반도체 설계 원리도 양자역학의 법칙에서 비롯됐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해온 양자역학은 이제 양자컴퓨터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초 구글은 새로운 양자컴퓨팅 칩 ‘윌로우(Willow)’를 발표하며 모회사인 알파벳(Alphabet Inc.)의 주가를 5% 이상 끌어올려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후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양자컴퓨터 관련 주식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컴퓨팅 기술을 구현하는 하드웨어를 의미하며, 양자컴퓨팅은 이를 포함해 알고리즘, 소프트웨어, 이론적 모델 등 전체 기술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구글의 ‘윌로우’ 칩은 기존 양자컴퓨팅의 주요 한계를 극복하며 기술을 실용화 단계로 한걸음 더 진전시켰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작동 원리가 다르다. 기존 컴퓨터는 0과 1로 이뤄진 비트(Bit)로 계산하지만 양자컴퓨터는 0이면서 동시에 1일 수 있는 큐비트(Qubit)를 통해 계산을 수행한다. 큐비트는 기존 비트에 양자를 뜻하는 ‘콴툼(Quantum)’의 앞글자 ‘큐(Qu)’를 붙인 양자컴퓨터의 기본 단위다.
이 원리 덕분에 양자컴퓨터는 여러 경우를 동시에 계산할 수 있어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르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한다. 구글은 슈퍼컴퓨터로 10억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계산을 양자컴퓨터가 단 5분 만에 해결했다고 발표하며, 양자컴퓨터가 실용화 단계로 도약했음을 증명했다.
금융권은 양자컴퓨터 활용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양자컴퓨터는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히 분석해 리스크 관리와 투자 포트폴리오 최적화에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투자 전략을 제안하거나 경제 위기 같은 극단적 상황에서 잠재적 손실을 시뮬레이션해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복잡한 금융상품의 가치를 빠르게 평가하며, 헤지펀드나 연기금처럼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투자기관에서도 정교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양자컴퓨터의 강력한 계산 능력은 기존 암호화 체계가 단시간에 해독될 위험을 높이며, 데이터 보호와 금융거래 안전성에 새로운 과제를 안긴다. 이에 금융권은 ‘양자내성암호’ 같은 보완체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AI와 머신러닝(기계학습) 분야에서도 양자컴퓨터는 놀라운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 AI 비서와 자율주행 기술이 더욱 정교해지고, 의료 분야에서는 신약 개발과 맞춤형 의료를 앞당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기후 환경의 미세한 변화를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해 환경문제를 예측하고 대응 방안을 설계하며, 우주 탐사에서는 궤도 계산과 연료 사용 최적화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기여할 것이다. 양자컴퓨터가 우리의 삶과 산업에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지 주목하며, 변화 속에서 기회를 잡는 현명한 투자자가 되길 바란다.
박여진 NHALL100자문센터WM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