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선물 편하네' 입소문에…카카오 선불충전금 1.3조 육박

2025-01-24

직장인 채 모(32) 씨는 설 명절을 앞두고 회사 후배들에게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스타벅스 모바일 상품권을 보냈다. 직장인 대부분이 쓰는 플랫폼인 만큼 선물을 카카오톡으로 주고받는 데 어색함이 없고 보내는 입장에서도 화면 터치 몇 번만으로 편하게 선물을 전할 수 있어서다. 채 씨는 “외근이 잦아 회사 사람들을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편하게 선물을 보낼 수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가 소액 온라인 유통의 새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의 선불충전금 규모는 1조 3000억 원에 육박했다. 선불충전금은 금융·상거래 플랫폼 이용자들이 송금·결제 편의를 위해 플랫폼에 맡긴 예치금이다. 사용을 염두에 두고 예치한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이용자 ‘충성 지표’로도 꼽힌다. 대표적인 매출원인데다 이용자 충성도도 높은 만큼 카카오는 상품기획자(MD) 기능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고도화하는 등 서비스 편의성을 대폭 높여 경쟁 우위를 지켜나간다는 전략이다.

2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카카오의 선불충전금 규모는 1조 2926억 원으로 전 분기(1조 1985억 원) 대비 941억 원 증가했다.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토스·NHN페이코 등 주요 핀테크 4곳의 총 선불충전금(8840억 원)보다 높다. 뒤이은 쿠팡페이(1176억 원), SSG페이(511억 원), 당근페이(345억 원), 배달의민족(344억 원), G마켓(286억 원), 컬리페이(7억 원)까지 모두 더해도 약 1조 1509억 원으로 카카오에 미치지 못한다.

선불충전금 중에서는 ‘선물하기 모바일 교환권’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모바일 교환권 규모는 1조 2829억 원으로 전체의 99.3%에 달한다. 전 분기보다 923억 원 늘어난 규모다. 안정성도 높다. 지난해 9월 전자금융거래법이 개정되며 모바일 상품권도 선불전자지급수단에 해당돼 충전금 역시 보호 대상이 됐다. 카카오는 선불충전금을 신한은행(7937억 원), 하나은행(3000억 원), 국민은행(2000억 원) 등에 신탁으로 관리한다.

선물하기 서비스는 카카오에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년간 카카오톡으로 하루 평균 오간 선물은 60만 건에 달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 선물하기 매출은 8308억 원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추산치(7714억 원) 대비 7.7%(594억 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모빌리티(7501억 원)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6141억 원) 등 주요 계열사의 매출보다 서비스 하나가 더 큰 매출을 기록하는 셈이다.

카카오는 핵심 먹거리인 선물하기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AI가 적합한 선물을 추천하는 ‘AI 쇼핑메이트’를 새롭게 개발해 지난해 12월부터 베타테스트 중이다. 상대 특성에 맞춘 상품 추천뿐 아니라 상품의 특성, 최근 인기 있는 제품 등까지 고려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해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선물하는 맥락과 받는 사람의 성별·연령 등을 고려해 트렌디한 상품을 제안하는 기능을 적용할 것”이라며 “선물 선택 시 고민을 줄이고 받는 사람의 만족감까지 높이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제품당 단가가 높은 럭셔리 브랜드의 입점을 늘리는 한편 상대를 위한 선물이 아닌 스스로를 위한 구매로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전략도 추진 중이다. 최근 ‘나에게 선물을 준다’는 의미로 ‘포미위크(For Me Week)’ 판촉전을 열기도 했다. 정 대표는 “카카오톡 프로필을 활용해 주요 일정을 표시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며 “주요 기념일에 선물하기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향을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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