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크 타기 좋은 계절 가을을 맞아 <하입비스트>가 바이커들에게 실제로 바이크를 탈 때 입는 ‘진짜’ 바이커 재킷을 물었다. 평균 10년 차 바이커들의 내공 있는 추천 덕에 라이딩 시 주행 풍을 막아주는 내구성은 물론 패션 아이템으로도 손색없는 재킷들이 한데 모였다. 바이커들의 로망이라 불리는 ‘루이스 레더’부터 현세대 트렌드를 이끄는 ‘떠그 클럽(이하, TC)’까지, 바이커들이 추천하는 바이커 재킷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TC 슬림 락 레더 재킷
Thug Club
TC 슬림 락 레더 재킷을 주로 입는다. 이 재킷은 고급 양가죽 소재로 제작돼 부드럽게 몸에 감겨 바이크를 탈 때 활동성도 좋고, 후디를 뒤집어쓰고 스트링을 꽉 조이면 쌩쌩 부는 바람에도 끄떡없을 만큼 보온에도 탁월하다. 작년에 매일같이 입은 바람에 이번 시즌에는 새로운 재킷을 시도해 보려고 했는데 자꾸 저 녀석이 손이 가서 역시나 올해도 입고 있다. 저번에는 ‘난닝구’ 위에 슬림 락 레더 재킷만 걸친 채로 저녁까지 스노보드를 탄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도 그 행위는 제정신이 아닌 것 같긴 한데 그만큼 따뜻하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다. 물론 아까 말한 그 짓은 지금 하라면 못 한다. 조영민, 떠그클럽 브랜드 디렉터, 1920퓨전 250, 1920 할리 데이비슨 FXR 92, 쇼블헤드 쵸퍼, 6년 차 바이커.
루이스 레더 988 웨스턴 재킷
Hide And Ride
루이스 레더의 988 웨스턴 재킷을 추천한다.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바이커들은 당연하게 고개를 끄덕일 거다. 1892년부터 시작된 영국 발 브랜드 루이스 레더는 바이커들을 위한 재킷으로 100여 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브랜드다. 과거 영국 폭주족들은 물론 비틀즈 존 레논, 섹스 피스톨즈 등 알 만한 록스타들도 즐겨 입었고. 그중 웨스턴 모델은 포켓, 칼라 등에 정통 웨스턴 디테일이 구현돼 더욱 매력적이다. 요즘엔 라이더뿐만 아니라 패션 쪽으로도 폭 넓게 수요가 있어 바이커가 아닌 이들도 패셔너블하게 소화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멋과 내구성을 모두 챙긴 재킷이니 꼭 한 번 입어보길. 손민호, 배우, 할리 데이비슨 다이나 슈퍼 글라이드 FXD, 18년 차 바이커.
슈프림 23 SS ‘NYC Fuck Em’ 바시티 재킷
Supreme
사실 이 재킷의 추천 이유는 내 ‘추구미’와 관련이 있다. 내 추구미는 ‘장난꾸러기’다. 그래서 악동 이미지가 연출되는 아이템을 즐겨 입는 편인데 이 재킷이 그걸 충족시켜 준다. 슈프림 23 SS 바시티 재킷은 아방가르드한 핏이지만 크롭한 기장으로 귀엽게 제작됐으며, 등판에는 ‘FUCK EM’ 문구가 새겨져 누가 봐도 ‘도로 위의 악동’으로 만들어주는 느낌이 든다. 이 재킷을 입으면 너무 멋스러운 탓에 매서운 겨울바람도 가끔 까먹는다. 혹시나 길에서 바이크 타고 지나가는 사람을 보고 ‘저 멋스러운 악동 자식 뭐지?’하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면 그거 아마 나다. 마일로, 타투이스트, 야마하 막삼, 9년 차 바이커.
쇼트 퍼펙토 118 재킷
Schott
일단 바이커 재킷은 쇼트가 근본 아닐까? 그중 더블 라이더 재킷의 시초 격인 쇼트 퍼펙토 118 모델은 헤비급 네이키드 카우하이드 레더로 제작돼 실제로 입어 보면 정말 갑옷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바이커 재킷이란 고로 바이커들의 신체를 보호해주기 위해 튼튼하게 제작돼야 하는 법 아니겠나. 칼라가 펄럭이는 걸 방지해주는 고정용 스냅 단추, 장거리 주행에도 끄떡없이 허리를 받쳐주는 벨트, 따뜻한 누빔 안감까지 그 어느 하나도 바이커들을 생각하지 않은 디테일이 없다. 묵직한 무게에 걸맞게 보온성이 좋아 주행 풍도 잘 막아주고, 만약 바이크를 타지 않더라도 요즘처럼 저녁에 갑자기 추워지는 일교차가 큰 날씨에도 이만한 게 없다. 김태이, 브랜드 에디터, KTM 690SMCR, 7년 차 바이커.
TC 바이오 솔져 레더 재킷
Thug Club
난 당연히 이 재킷이다. 내가 직접 디자인한 ‘바이오 솔져 레더 재킷’은 평소 즐겨 타는 60년대 빈티지 할리 데이비슨 쵸퍼에서 영감받아, 빈티지 할리 데이비슨 재킷 패턴을 내 스타일로 재해석해서 완성했다. 일본 쵸퍼계에서는 신급으로 칭송받는 호그홀릭 오너 ‘가쿠’ 상을 만났을 때도 이 재킷을 입고 있었는데 “재킷의 정체가 뭐냐?”라며 멋있다고 굉장히 탐냈던 기억이 있다. 현재 일본 빈티지 할리 데이비슨 계에서 아주 인기 있는 친구이자 내가 좋아하는 ‘커스텀 팬헤드’를 소유한 ‘렌’ 상도 이 재킷을 입는다는 걸 마지막으로 언급하며 글을 마친다. 여기까지다 이상. 권지율, 떠그클럽 브랜드 디자이너, 1963 팬헤드 쵸퍼, 1948 팬쇼블 쵸퍼, 1980 와이드글라이드 파이어볼, 15년 차 바이커.
루이스 레더 수퍼 스포츠맨
Hide And Ride
6년간 위시리스트에서 빠진 적 없는 재킷이다. 바이커라면 한 번쯤은 루이스 레더 재킷을 꿈꿔본 적이 있지 않을까? 많은 스테디셀러 중 수퍼 스포츠맨을 고른 것은 단연 가장 단순하고 섹시한 모델이라는 이유가 그 답이 될 것이다. 목을 감싸는 차이나 카라와 보디 수트를 입은 듯 매끈하게 몸을 감싸는 실루엣을 보면 심장이 마구 떨린다. ‘심플 이즈 더 베스트, 클래식 이즈 더 베스트’. 루이스 레더 재킷을 입고 바람을 가르며 뻥 뚫린 도로를 달리는 상상만 해도 온몸이 찌릿하고 황홀하다. 김수민, 모델, 모토구찌 V7 스페셜 2, 6년 차 바이커.
빈티지 칼하트 디트로이트 재킷
The Thirty First
요즘 같은 날씨에는 칼하트 디트로이트 재킷이 제격이다. 나는 거의 모든 일상에서 꾸안꾸 스타일링을 좋아하는데, 특히 빈티지한 아이템이 더해졌을 때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꾸안꾸 스타일이 완성된다. 내가 애정하는 빈티지 칼하트 디트로이트 재킷은 늘 바이크를 타고 출퇴근하는 내가 실제로도 가장 많이 입는 재킷이다. 후디가 달린 제품부터 데님, 카모 재킷 등 종류별로 보유하고 있는데, 빈티지 특성상 입으면 입을수록 내게 맞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다. 바이커라면 꼭 나만의 빈티지 칼하트 재킷을 하나 즈음은 가져보길 바란다. 송동진, 노스트레스 버거 대표, 베스파 GTS 300, 10년 차 바이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