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신임 사장에 황상하 전 본부장… 최대 과제 '매입임대·신도시'

2024-12-11

오세훈 시장, 황상하 전 기획경영본부장 내정

김 前 사장, 매입임대 '반대'·신도시 '진출'·투명경영' 명암 뚜렷

황 내정자, 김 전 사장 방향성 유지할 지 주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신임 사장에 황상하 前 기획경영본부장이 내정됐다. SH공사 설립 이후 첫 내부 출신 사장이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류·면접 심사를 통해 황 전 본부장을 SH공사 사장에 선정했다. 송순기 서울투자운용 대표도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고배를 마시게 됐다. 황 내정자는 12월 24일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후 임명된다.

황 내정자는 1964년생으로, 1990년 공사에 입사해 전략기획처장, 공유재산관리단장, 금융사업처장, 기획조정실장, 자산운용본부장을 역임했다. 2021년 김세용 전 SH 사장이 퇴임했을 당시 사장 직무 대행을 맡았다.

황 내정자의 최대 과제로는 ‘매입임대’, ‘신도시 진출 여부’ 등이 손꼽히고 있다.

김헌동 前 사장의 경우 SH공사를 도전적이고, 역대 최고로 투명한 공사로 만든 인물로 평가된다. SH공사가 3기 신도시에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계속 문을 두드렸고, 영업기밀을 제외한 거의 모든 분양 원가 항목을 공개해 많은 파급효과를 낳았다. 역설적으로 3기 신도시 진출을 하려고 하자 타 시도 공사들의 반대와 원성을 샀고, 분양 원가를 너무 투명하게 공개하다 보니 외부와의 충돌이 잦았다.

또한, 김헌동 前 사장의 경우 가성비가 떨어지는 ‘매입임대’를 선호하지 않았다. 매입임대는 공사가 빌라나 아파트를 매입해 청년·신혼부부·고령자 등 안정적인 주거가 필요한 국민들을 대상으로 시세 대비 40~50% 정도로 저렴하게 임대해 주는 사업이다. 주택정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매입임대를 확대할 것을 권고했지만 김 전 사장은 되려 매입임대를 줄였다.

실제로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에 따르면 SH공사 매입임대 재고량은 2021년 5만5936호에서 2022년 5만5193호로 약 800호 감소했다. 최 소장은 SH공사의 매입임대 공급 감소 원인에 대해 “SH공사의 회피”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주택공사 관계자는 “김 전 사장은 매입임대 보다 직접 건설을 해 임대하는 방식이 더 경제적이기 때문에 매입임대를 선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김 前 사장은 차기 사장이 매입임대를 더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서울시가 SH공사의 법정자본금을 8조원에서 12조원으로 증액할 수 있도록 작업은 해놓고 퇴임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SH의 수권자본금을 기존 8조원에서 12조원으로 늘리는 내용의 서울주택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개정을 추진 중이다. 개정안은 12월 안에 시의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통과되면 연내 SH의 법정자본금은 상향된다.

SH공사의 2023년 납입자본금은 7조4007억원이다. 법정자본금 한도인 8조원에 거의 다다랐다. 법정자본금이 증액되지 않으면 서울시는 출자금을 추가 납입할 수 없다. SH는 “경영전반을 위해 자본금 확대”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외부에선 자본금의 상당 부분을 매입임대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매입임대 확대를 위한 절차로 보고 있다. 황 내정자가 매입임대를 더 할 수 있도록 기틀은 마련한 만큼 어떤 방향으로 ‘매입임대’ 정책을 펼칠지 주목된다.

또한, ‘SH용 입법’이라고 불리는 '지방공기업법' 및 '지방출자출연법' 일부개정안이 10월 30일 국회에 제출됐다. 지방공기업이 지자체 간 상호 협의를 거친 경우 관할지역 외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국회 의결만 앞두고 있다. 다만, 경기도시공사(GH)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타 지자체 공사들은 격렬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황 내정자가 타 지자체, 타 공사와의 반대를 무릎쓰고, 신도시 사업 수주에 열을 올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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