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뛰어넘는 상상력... 에르메스 초복잡 시계의 남다른 점 [더 하이엔드]

2024-12-19

퍼페추얼 캘린더는 윤년과 매달의 날짜수(28∙30∙31일)를 자동으로 계산해 보여주는 시계의 한 기능으로, 사용자가 매달 말일에 수동으로 조정하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 이 기능은 바쉐론 콘스탄틴·오데마 피게·IWC·예거 르쿨트르 등 소위 ‘최상급’이라 불리는 명품 시계 제조사에서 주로 선보인다. 무브먼트를 만드는 데 일반 시계보다 훨씬 많은 부품이 필요하고 조립도 어려워 한 해에 만드는 수량이 제한적이다.

에르메스는 '슬림 데르메스 퍼페추얼 캘린더'(2015년)를 통해 퍼페추얼 캘린더 제작 능력을 세상에 알렸다. 이 시계로 업계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에서 상도 탔다. 정통 시계 제조사로서 능력을 인정받게 된 것이다.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시곗바늘

에르메스는 회중시계를 감싼 케이스와 스트랩을 만들며 1910년대 시계 업계에 뛰어들었다. 1920년대부터는 스위스산 무브먼트에 에르메스 디자인을 입힌 시계를 판매했다. 본격적인 시계 제조를 시작한 건 1978년이다. 스위스 비엔에 시계 생산 부서 라 몽트르 에르메스(La Montre Hermès)를 설립하고 브랜드의 핵심 컬렉션인 아쏘를 런칭했다. 직사각 디자인의 케이프 코드(1991), 브랜드 첫 글자 H를 연상시키는 H-아워(1996) 등 후속작도 연이어 성공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무브먼트 제작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특히 연간 3만5000개 무브먼트 생산 능력을 갖춘 보셰 매뉴팩처의 지분 25% 인수는 에르메스가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컴플리케이션은 시간과 관련한 여러 복잡한 기능을 아우르는 말이다. 많게는 10개가 넘는 시곗바늘을 시계 하나에 꽂는다. 별자리 차트, 문페이즈, 소리로 시간을 알리는 미니트리피터,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투르비용도 컴플리케이션에 속한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컴플리케이션 시계의 예다. 에르메스는 브랜드가 생각하는 시간에 대한 철학을 컴플리케이션 메커니즘으로 구현한다. 이것이 다른 브랜드와의 다른 점이다.

3축 투르비용 개발에 성공

올해 발표한 ‘아쏘 뒥 아뜰레’는 축 3개에서 밸런스 스프링이 회전하며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투르비용과 미니트리피터를 함께 탑재한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로, 정점에 오른 에르메스 시계 제작 기술의 현재를 보여준다. 케이스 앞뒤로 보이는 부품을 통해 기계식 시계의 미학을 즐기기에도 좋은 제품이다.

여행자의 시간이란 뜻의 ‘아쏘 르 땅 보야쥬’는 24개 도시 시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트래블링 타임 워치다. 현지 시각(로컬 타임)을 가리키는 시∙분침이 놓인 작은 다이얼이 전체 다이얼을 도는 독특한 구성이다. 홈 타임은 12시 방향 디스크로 보여준다.

달의 시간이란 이름의 ‘아쏘 레흐 드 라룬’은 브랜드의 디자인 감각과 기술력을 활용해 문페이즈에 변화를 준 시계다. 달 모티브 2개가 있는 메인 다이얼 위로 시∙분침과 날짜 포인터를 각각 탑재한 서브 다이얼 2개를 두었다. 서브 다이얼은 시간 흐름에 맞춰 달 모티브 위를 회전하며 밤하늘 달의 모습을 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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