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해킹사건...위메이드 NFT, 바람 잘 날 없다

2025-03-19

[FETV=신동현 기자] 위메이드가 내놓은 가상화폐 ‘위믹스(WEMIX)’는 출시 이후 끊임없는 논란에 휩싸이며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유통량 허위 공시 논란, 상장 폐지, 재상장, 그리고 최근 대규모 해킹 사건까지 이어지며 위믹스는 위메이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인 동시에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위믹스는 2020년 출시된 이후 위메이드의 핵심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자리 잡았다. 게임 내 경제 시스템과 연계해 블록체인 기반 게임 생태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10월, 위믹스의 유통량 문제로 인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위기가 시작됐다.

박관호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게임과 블록체인의 연계를 강조한데 이어 지난 2월 20일 출시한 신작인 '레전드 오브 이미르'에도 블록체인을 도입하며 지속적인 사업 진행의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위믹스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사건과 논란으로 인해 어려움에 직면했다.

1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최근 88억원에 달하는 해킹 피해를 본 위메이드의 암호화폐 '위믹스'의 거래 유의 종목 지정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국내 거래소 상장 폐지 여부도 다음 달 결정된다.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화폐로 위메이드의 100% 자회사인 위믹스 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위믹스 재단은 지난 4일 홈페이지를 통해 "2월 28일 플레이 브릿지 볼트에 대한 악의적인 외부 공격으로 약 865만4860개의 위믹스 코인이 비정상 출금됐다"고 공지했다. 위믹스 재단은 이를 해킹이 발생한지 4일 만에 공지를 했고 이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지난 17일 김석환 위믹스 대표는 위메이드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공지가 늦은 것에 대해 "위믹스가 해킹됐다는 공지를 늦게 한 건 제 결정이었다”며 “추가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봤고 탈취 자산으로 인한 시장 영향을 고려해 공지를 늦게 했다”고 해명했다.

위믹스 관련 논란은 장현국 전 대표 시절부터 지속돼 왔다. 특히 2022년 위믹스 유통량 허위 공시 문제가 불거지면서, 위메이드 법인과 장 전 대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의 발단은 위메이드가 2020년 11월부터 2021년 말까지 보유하고 있던 위믹스 약 1억800만 개(총 발행량의 10%)를 시장에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이후 위메이드는 이를 '선데이토즈(현 위메이드플레이) 인수 등에 사용했다'고 해명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신은 커졌다. 이후 위메이드는 유통량을 분기별 보고서로 공시하겠다고 밝혔지만, 검찰은 장 전 대표가 이러한 발표에도 불구하고 2022년 2월부터 10월까지 약 3천억 원어치의 위믹스를 추가로 현금화했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위믹스는 외부 펀드에 투자되거나 담보로 맡겨져 스테이블코인을 대출받는 방식으로 유동화됐으며 이 같은 문제로 인해 결국 2022년 말 DAXA는 위믹스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 후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담보대출은 유동화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주장하며 법원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으나 이후 2023년 코인원을 시작으로 일부 거래소에서 위믹스 거래가 재개되면서 소송을 취하했다.

2023년 5월엔 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상화폐 대량 보유 논란이 터지면서 위믹스가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부에서는 위메이드가 P2E(돈 버는 게임) 합법화를 위해 김 전 의원 측에 입법 로비를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위믹스 유통량 논란을 근거로 위메이드를 자본시장법 위반 및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2024년 3월, 검찰은 1년여의 수사 끝에 장현국 전 대표와 위메이드 법인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회사의 이익을 위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린 행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위믹스 매수 대금이 직접 위메이드나 장 전 대표에게 귀속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장 전 대표는 올해 3월 박관호 의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대표직에서 물러났으며, 이후 부회장으로 재직하다가 최근 보유한 위메이드 지분 155억원어치를 전량 매도했다.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은 또 다시 위기에 직면할 전망이다. 위메이드는 자사가 운영 중인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를 커뮤니티 중심 플랫폼으로 개편하고 블록체인 게임 전용 결제 시스템 '위믹스 페이'를 공개하며 블록체인 생태계 정비에 공을 들였다.

박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작년 나이트 크로우는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며 게임 사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높였고, 위믹스 생태계와 서비스의 재정비를 통해 블록체인 사업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며 “게임 사업과 블록체인 사업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위믹스의 향방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위믹스가 두 번째 상장 폐지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위메이드가 투자자 신뢰를 얼마나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DAXA의 최종 결정에 따라 위믹스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해킹 사고는 단순한 보안 취약성 문제를 넘어 위믹스의 구조적 문제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며 “투명한 공시와 신뢰 회복이 없으면 위믹스의 미래는 더욱 불확실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