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인턴기자 = 치열한 승격 경쟁 속 K리그2 감독들이 엔트리 숫자를 두고 고민이 많다.
K리그는 작년부터 K리그1 엔트리 최대 인원을 18명에서 20명으로 증가시켰다. 세계적인 추세에 따르기 위함이다. 유럽의 주요 리그들은 대기 명단을 최대 9명으로 규정했다. 선수 보호와 다양한 교체 전략으로 '이기는 경기'를 만들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K리그2는 매해 참가팀이 늘고 있지만 기존과 같은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세미프로 리그인 K3, K4리그도 20명의 선수로 명단을 구성할 수 있다. 승격 싸움이 더 치열해진 상황에서 경기에 활용할 수 있는 한명 한명이 아까운 감독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감독들은 경기력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한다. 교체 인원이 2명 더 증가하면 감독은 더 많은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 현재 벤치에 앉을 수 있는 선수는 총 7명이다.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 1명을 제외하면 감독은 6명의 선수만 가용할 수 있다. 이에 감독들은 여러 포지션을 볼 수 있는 선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해당 포지션을 전문적으로 보는 선수보단 경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남FC 이을용 감독은 "선수를 18명만 기용할 수 있어서 머리가 더 복잡하다. 20명이면 어느 정도 준비할 수 있는데, 18명이다 보니 고민이 많다. K리그2만 없더라"며 "경기 중 상황에 맞게 포지션을 이동할 수 있는 선수를 한두 명씩 넣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공격적인 축구로 팬들에게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주기에도 어렵다는 의견이다. 부천FC 1995 이영민 감독은 "K3, 4리그도 20명이다. 왜 K리그2만 18명이어야 하나. 불만이다"라며 "교체 횟수는 5번으로 늘었는데 쓸 수 있는 선수는 한정돼 있다. 교체 명단에 더 많은 공격수를 넣을 수 있어야 공격적인 축구로 팬들에게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선수와 감독, 팬 입장에선 엔트리 인원 증가를 강력히 원하지만 구단과 운영진 입장에서는 엔트리 인원이 증가하면 수당, 원정비 등 그만한 비용 증가가 발생하기 때문에 저예산 구단들은 반기지 않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 해 엔트리 최대 인원을 바꿀 당시 K리그2만 제외한 이유도 저예산 구단들의 비용 부담 가중 때문이었다.
감독들은 투자한 만큼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수준 높은 축구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해 K리그1 감독상을 받고 K리그2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윤정환 감독은 "세계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을 따라가려고 하는데 K리그2만 따로 하는지 모르겠다"며 "재정적으로 열악한 팀들을 기준에 두고 규정을 정하는 것 같다. 투자하는 팀들은 그만큼 더 쓸 자원이 많아지고 수준이 높아지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수원 삼성의 변성환 감독도 "저예산 구단이 기준이 되는 게 아니라 투자를 많이 하는 구단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한다"며 "투자가 뒷받침되는 구단이 성적을 내 좋은 무대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20명으로 늘어나도 팀마다 18명까지 선택하는 건 자유 영역이다. '돈 많은 팀만 유리한 것 아니냐'는 사고방식은 프로에서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