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이 이끌고 오프라인이 뒷받침…패션 침체기 속 무신사 '나홀로 성장'

2025-05-23

1분기 실적 '두 자릿수 성장'…패션·뷰티·라이프 고른 성과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돌풍…방문객 470만 명 돌파

패션업계 전반 침체 속 유일한 성장…선제적 비상경영

글로벌 시장 시동…"13개국 진출, K패션 확산에 집중"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패션업계 전반이 이상기후와 소비 위축 등의 여파로 장기 침체에 빠진 가운데, 무신사만이 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본업인 패션을 넘어 뷰티, 오프라인 자체 브랜드(PB) 등 신사업까지 두루 성과를 내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업계는 기업공개(IPO)를 앞둔 무신사의 기업가치를 약 4조 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 1분기 두 자릿수 성장…전 카테고리 고른 성과

23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올해 1분기 매출 2929억 원, 영업이익 17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 24%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1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04% 늘었다.

이는 다른 패션업계의 실적 저조와는 대비된다. 올해 1분기 패션업계는 빅5(삼성물산 패션부문·LF·신세계인터·한섬·코오롱FnC)를 포함해 하나같이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유일하게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LF 역시 본업인 패션보다는 부동산투자회사인 코람코의 수익 개선에서 비롯됐다. 이들 기업은 모두 실적 저조에 대해 '소비심리 위축, 이상기후 영향'을 들었다. 때문에 실적이 오는 2분기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의 '반전 성장'은 카테고리 확장 덕분이다. 무신사는 현재 패션 카테고리 외 뷰티, 스포츠,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하고 있다. 무신사는 1분기 성적을 발표하며 "패션 외 다양한 영역에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한 덕에 내수 부진 속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프라인 자체 브랜드(PB)에서의 성장이 눈에 띈다. PB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 3월 기준 매장을 다녀간 고객 수가 210만 명을 돌파했고, 1분기 누적 방문객 규모만 47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무신사스탠다드는 매장을 5개에서 19개까지 확대했으며, 전년 대비 오프라인 매출이 3배 이상 성장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무신사 스탠다드가 한 매장 당 연간 5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도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선제적인 경영 전략도 비결로 꼽힌다. 무신사는 높은 성장세에도 불구, 지난 4월 '비상 경영'을 발표했다. 무신사 내부에서는 거래액을 주요 지표로 보고 있는데, 올 1분기 해당 지표가 기대만큼 미치지는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는 무신사의 신사업이 빠르게 안착하고 있어 조만간 거래액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무신사는 패션 단일 카테고리에서 약 4.5조원의 거래액을 기록하고 있다. 향후 5년 내 무신사가 패션 외 카테고리에서 점유율 2~3%를 확보할 경우 약 1조원의 거래액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 "온라인 출발, 오프라인 확장"…새로운 성장 공식

무신사의 성공은 기존 패션 기업과는 다른 성장 공식에서 비롯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인 유통업계와 달리 무신사는 오프라인에서 시작하지 않고 온라인에서 시작했다"며 "시대가 바뀌고 온라인에 익숙한 MZ세대가 소비 주축으로 올라오면서 자연스럽게 주목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 연결기준 매출액 1조를 돌파한 후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IPO를 준비 중인 무신사의 현재 시장 몸값은 4조원대까지 올라갔다. 삼성증권 이혜인 연구원은 "현재 무신사 구주 매입을 논의 중인 EQT파트너스는 약 4조원의 기업가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무신사의 넥스트 스텝을 해외로 보고 있다. 무신사는 현재 일본을 중심으로 13개 국가에 진출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무신사의 일본 성장세가 가파르다. 무신사는 지난 2021년 일본 법인 설립 이후부터 현지 유통사와 함께 매년 일본 주요 지역에 위치한 백화점에서 팝업 스토어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고객 접점 확대 전략을 펼쳤다. 덕분에 현재 일본은 무신사의 최대 해외 시장으로 성장했다. 무신사는 5년 내 일본 전역에 15개의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지난해 신생·소상공인 디자이너 브랜드 인큐베이팅, K패션의 해외 진출 지원 등의 성장 부문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결과가 1분기에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분기에도 소비 심리 침체로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비상경영 체제를 유지해 어려운 시장 환경을 돌파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mky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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