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롯데쇼핑의 백화점사업부(롯데백화점)가 부산 센텀시티점을 매각 대상에 포함시켰다.
백화점 이외 용도 추가 등 활로를 찾는 동시에 매각까지 검토해나갈 계획이다. 매각을 검토하는 배경 중 하나로는 대형 쇼핑몰 투자 실탄 조달 목적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백화점은 부산 센텀시티점을 재활성화시키기 위해 지자체에 지구단위 계획용도 변경을 신청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가운데 또 다른 방안 중 하나로 매각 추진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방안을 추진하게 된 건 롯데백화점의 저조한 수익성을 발생시키는 중소형 점포에 대한 대책에서부터 비롯됐다. 롯데쇼핑은 2019년부터 중소형 점포를 매각해 자금을 유입시켜나갔던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2019년 강남점을 롯데리츠에 매각해 4249억원을 확보했다.
이후 같은 해 롯데백화점 구리·광주·창원점과 롯데아울렛·마트 대구율하·청주점, 롯데마트 의왕·장유점도 매각했다. 2020년에도 7341억원에 백화점·아울렛·마트 등으 매각했고 2021년에는 잠실 롯데월드타워·월드몰 소유권 지분 일부를 롯데물산에 양도했다.
당시 롯데쇼핑 측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미래 성장 동력 투자를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롯데쇼핑은 2021년 가구업체 한샘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IMM그룹이 한샘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 2995억원을 출자했다.
이러한 자산유동화와 인수합병(M&A)이 추진되는 가운데 롯데백화점에서는 2023년 하반기 중소형점 활성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특히 지방에 위치한 중소형점을 재활성활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는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다만 수익성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중소형점에 대한 재투자보다는 대형 점포를 우선 순위에 뒀다. 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점포에 속하는 강남점보다는 롯데백화점 잠실점의 규모를 키우고 미래형 쇼핑몰로 내세운 ‘타임빌라스 수원점’ 개발을 앞세웠다.
최근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2030년까지 국내외 쇼핑몰에 약 7조원을 공격적으로 투자해 6.6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비전 2030’을 발표하기도 했다. 향후 일본과 같이 백화점보다는 쇼핑몰이 성장을 견인해나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와 함께 롯데쇼핑은 글로벌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와 협업하는 ‘e그로서리’를 성장시키기 위한 2030년 까지 물류센터 구축에 약 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한샘 인수전 참여 후 백화점과 마트가 각각 7조원, 1조원을 신성장 동력에 투입하기로 했다.
롯데쇼핑의 별도기준 2023년 연간 영업이익은 4822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롯데쇼핑 각 사업부가 대규모 투자를 앞둔 가운데 이를 위한 실탄을 매년 영업이익만으로 조달하기는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롯데백화점으로서는 부진 점포를 재활성화시킬지 혹은 매각을 통해 유입된 자금으로 쇼핑몰 등 대형 점포에 투자할지 갈림길에 서 있는 양상이다. 부산 센텀시티점에 용도를 추가해 공간을 혁신시키는 방안이 추진되는 한편 매각 가능성도 제기되는 배경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부산 센텀시티점의 공간 혁신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중”이라며 “대책을 강구하는 가운데 매각도 검토 사항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