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중의 북트렌드] (107) 일의 본질에 대해 묻다

2025-01-21

 글을 쓰기 위해 가끔 카페에 들른다. 커피 한 잔을 주문했다. 직원이 내린 커피를 건네며 말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짧은 인사였지만 기분이 좋아졌다. 작은 태도가 사소함을 넘어 일을 감각 있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일을 하다 보면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있다. 정확한 타이밍에 필요한 것을 알아채고, 남들이 보지 못한 부분을 본다. 디자인, 기획, 마케팅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그렇다. 감각이 있으면 문제를 빨리 알아차리고 해결책을 찾는다.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는다.  

 책의 저자 조수용은 네이버 최고 임원, 카카오 대표 등 크리에이티브 영역 전반에서 영향력을 미쳤다. 디자인뿐 아니라 광고, 기획, 마케팅까지 총괄했다. 그가 말하는 감각은 ‘좋아하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좋아하려면 먼저 깊이 봐야 한다. 단순한 감탄에서 끝나지 않고, 이유를 분석해야 한다. 책에는 그의 경험과 일의 본질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다. 

 감각은 타고나는 걸까? 아니다. 감각은 길러지는 것이다. 반복적인 훈련과 경험이 필요하다. 관심을 갖고 배우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단순한 공부가 아니라 직접 경험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조수용은 감각을 키우는 방법을 책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좋은 디자인을 마주하면 단순히 감탄하는 것이 아니라 색감과 배치를 세심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브랜드를 접할 때도 무엇이 특별한지 고민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기 분야에만 집중하면 감각이 좁아질 수 있다. 디자인을 하는 사람도 음악과 공간을 경험해야 하고, 기획을 하는 사람도 문학과 예술을 접해야 한다. 감각은 여러 요소가 만나야 완성된다고 조언한다. 

 또한, 감각을 키우는 방법 중 하나로 ‘디깅’을 제안한다. 좋아하는 것을 깊이 파고드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자전거를 살 때도 브랜드, 기능, 사용자 리뷰까지 꼼꼼히 분석했다고 한다. 이렇게 깊이 아는 습관이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하는 기준을 만든다. 피상적으로 아는 것과 깊이 이해하는 것은 다르며, 감각이란 이러한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본질을 찾으려면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이 방식이어야 할까?’ ‘정말 필요한가?’ ‘다른 방법은 없을까?’ 익숙한 것에 의문을 가져야 한다. 네이버 사옥을 기획할 때 주차장에 음악을 넣었다. 사람들이 층을 쉽게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작은 차이가 감각을 만든다.

 저자는 오너십이 감각과 깊이 연결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일을 내 것처럼 하는 사람이 감각을 더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이건 내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면 성장의 기회가 줄어든다고 지적한다. 그는 오너십이 있어야 일의 재미를 찾을 수 있으며, 주어진 일만 하는 사람과 스스로 고민하는 사람의 차이가 결국 감각의 차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일에 주인의식을 가지면 감각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일상에서 감각을 기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좋은 레스토랑에 갔다면 ‘왜 좋은가?’를 생각한다. 서비스를 받을 때 ‘어떤 점이 좋았나?’를 분석한다. 작은 차이가 감각을 만든다. 감각은 그렇게 쌓인다. 일을 잘하고 싶다면 감각을 길러야 한다. 감각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고민하고, 관찰하고, 질문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일의 본질을 묻고, 더 나은 가치를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글 = 조석중 (독서경영 전문가)

 소개도서 : 《일의 감각》 (조수용 지음 /B미디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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