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비스 라일리(미국)가 CJ컵 바이런 넬슨 대회에서 거리측정기 부정사용으로 2벌타를 받고도 마지막홀 이글로 극적인 컷통과에 성공했다.
라일리는 4일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J컵 바이런 넬슨(총상금 990만 달러) 2라운드 잔여경기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그린에 올려 퍼트 2번으로 홀아웃했다. 전날 10번홀에서 출발해 그의 2라운드 8번째 홀이었다.
그는 티샷을 그린에 올려 파를 기록했지만, 자신의 거리측정기에서 경사측정 수치가 표시되는 것을 확인하고 자진신고 했다.
PGA투어는 지난 RBC 헤리티지 대회부터 경기 진행 속도 개선을 위한 실험의 일환으로, 한 달간 선수들이 거리측정장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경사도 측정은 허용되지 않는 기능이었다.
라일리는 이 사실을 경기위원에게 알렸고, 2벌타를 받아 파를 더블보기로 표기해야 했다. 경기가 열리는 댈러스에 거주하는 라일리는 자신의 마지막홀인 9번홀(파5)에서 약 3.3m 이글 퍼트를 넣고 합계 5언더파 137타를 기록, 커트라인으로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라일리의 이날 사례는 거리측정기 실험 도입이후 나온 첫 2벌타 사례였다.
라일리는 당시 상황에 대해 “거리측정기를 켰을 때 경사수치가 나타나는 걸 보고 바로 알았다. 가슴이 철렁하는 순간이었다. 2타를 그냥 날려버리는 느낌이었으니까”라며 소회를 밝혔다.
라일리가 자진해서 2벌타를 신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3년 U.S. 주니어 아마추어 결승전에서도 스코티 셰플러(미국)와 경기 중 버디 퍼트를 시도하려다 어드레스를 하며 공이 움직였다고 스스로 신고한 적이 있다. 그 홀에서 보기로 물러선 라일리는 셰플러에게 3&2로 졌다.
그는 “골프는 신사적인 경기다. 그런 부분이야말로 경기의 기본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자신의 스코어를 정직하게 기록하고, 오늘 나처럼 ‘경사 기능이 우연히 작동했다’는 것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그 신뢰의 일부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라일리는 경기 전 캐디와 함께 경사 기능이 꺼져 있는지 확인했지만, 측정기를 케이스에서 꺼내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경사 측정이 활성화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투어에서도 이런 일이 있다고 들었다. 경기 막판 중요한 순간에 거리 측정기를 꺼냈다가 2벌타를 받고, 그로 인해 우승을 놓친다면 정말 안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