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 길을 잃다] ④수출하고 싶어도 보여줄 열차가 없다

2024-07-03

개발 목표 중 하나 '해외 진출'

운영·건설비 저렴 경쟁력 충분

운행 중단 여파 계획 차질 우려

3조원 이상 경제효과 무산 위기

“궤도열차 변경, 도움 안돼” 의견

한국형 미래철도 기술인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가 해외수출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국내 고철 신세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는 자기부상철도 기술 개발 당시 국내외 시장 진출을 통해 3조 3000억원이 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생길 것이라 예측했다.

자기부상철도 기술 개발 목표 중 하나는 해외 진출이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6년 자기부상철도 개통을 계기로 중국, 러시아, 인도네시아, 미국 등 국가들과 도시형 자기부상철도 수출을 협의해 왔다.

2022년까지만 해도 자기부상철도 운영 내용을 바탕으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국가에 자료로 제시해 왔으나, 현재는 운행하는 모습을 보여줄 자기부상철도조차 없다.

신병천 전 한국기계연구원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실용화 사업단장은 자기부상철도 수출이 한국뿐만 아니라 수출 대상 국가에 가져다주는 이점을 설명했다.

그는 “자기부상철도는 분진·소음이 적고 유지보수 비용도 적게 들어 해외에서 관심이 많다”며 “수출 시 자기부상철도 역사 내에 백화점, 영화관과 같은 대형 편의시설들이 지어지면 현지에서 대박 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기계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자기부상철도는 바퀴·기어 등 부품이 마모되지 않고, 미세먼지 같은 분진이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자기부상철도 평균 소음은 60∼65dB 수준으로 경전철 평균 소음인 75∼80dB보다 작다. 65dB은 사무실 소음과 비슷한 수준이다. 진동도 0.02g 이하로 경전철(0.1g) 대비 20% 수준이다. 쇼핑몰, 백화점 등이 자기부상철도 역사 내에 설치 가능한 이유다. 실제로 과거 인천공항에는 자기부상철도 역사 아래 영화관이 있었다.

운영비와 건설비도 경쟁력이 있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 6.1㎞ 노선 운영결과 총 운영비는 국내 경전철 대비 많게는 약 88% 적었으며, 일본 자기부상철도인 리니모와 비교해도 43%가량 적었다.

건설비는 1㎞ 당 430억원으로 400억∼500억원이 드는 경전철 대비 비슷한 수준이거나 그 이하다. 리니모에 비해서도 철도 구조물 등이 가벼워 건설비가 50% 이상 절감됐다.

신 전 단장은 “일부 국가는 늘어나는 철도 수요를 비용적인 이유 등으로 맞추기 어려울 것이다”라며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비용이 저렴한 한국형 자기부상철도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기부상철도가 궤도열차로 변경될 경우 해외 시장 개척하는 데 있어 도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실질적인 수출 성과로 이어진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특별취재반 박예진·오윤상·전상우·정슬기·추정현·홍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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