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든 트럼프든 美 재정적자 키울 것… 리스크 대비를” [2024 세계금융포럼]

2024-10-15

세션1 - 美대선, 한국 증시 영향

당선 후 2025년 상반기까지 ‘허니문 기간’

해리스 ‘복지’ 트럼프 ‘감세’ 재정난 예고

국제 금융 불확실성 커져 韓증시 불안

해리스 “그린 전환” 트럼프 “ESG 폐지”

AI·반도체·원전·인프라 공통 수혜 업종

둘 다 美 우선 관세정책 인플레 우려도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정책을 가늠해 볼 때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미국의 내년도 재정은 점점 나빠질 개연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우리의 금융 방향성은 11월6일 미국 대통령이 확정되고 설정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주식전략팀장은 1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2024 세계 금융포럼’에서 “대통령이 누가 될지도 중요하지만 정책 추진을 위한 상원과 하원의 통합 여부도 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리스 vs 트럼프, 한국에 끼칠 영향은?’을 주제로 발표한 백 팀장은 “대통령이 바뀌게 되면 처음에는 허니문 기간으로 재정 지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시장이 어느 정도 반등을 했는데, 장기 금리 하락 폭이 일부 제한되면서 허니문 기간 이후 2분기에는 시장이 약간 주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대통령이 확정된 후 내년 상반기까지 ‘허니문 기간’ 후 대통령의 정책에 따라 유망 업종에 대해 투자하거나 미국 비중을 늘리고 한국 비중을 낮추는 선택을 해도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반도체·IT 등 수혜, ‘세금’은 공통 리스크

백 팀장은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한국 시장이 받는 영향도 매우 클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트럼프와 해리스 후보의 상반된 정책이 있지만 양쪽 모두 국방 강화, 중국 견제를 비롯해 인공지능(AI) 산업과 인프라 산업 투자에 우호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되든지 수혜를 입는 업종으로 △반도체 △정보기술(IT) △헬스케어 △원전을 꼽았다. 그러면서 “최근 삼성전자는 겨울이 약간 왔지만 반도체 업종의 겨울은 아니기 때문에 전체적인 것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며 “늘어나는 전기 수요에 원전도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각 후보 당선 시 경제 영향 시나리오도 제시됐다. NH투자증권 리서치 본부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의 경우 ‘큰 정부’를 지향하며 증세를 통해 4조달러의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경제 정책을 발표했다. 산업 분야에서는 ‘그린(Green) 전환’을 내세우며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이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감세와 규제 완화 등으로 ‘작은 정부’ 기조를 보인다. 앞서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강조했던 무역 보호주의도 이어지며 오일·가스 등 전통 에너지를 확대하고 금융 분야에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을 폐지한다고 했다.

백 팀장은 “(트럼프 대통령 시절인) 2017년 법인세를 낮추다 보니 증시가 좋았지만 2018년 말에 미·중 갈등으로 주식 시장이 주저앉았다”며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보면 (트럼프 당선 시) 감세 모멘텀이 있어 관세 리스크 등으로 한국 시장에는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자산이 있는 사람들은 트럼프 후보가 돼도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말씀을 드리지만, 한국 투자는 수혜 업종이 많지 않아 부담이 상존한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리스 후보 당선 시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지속성이 긍정 요인이다. 백 팀장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Chips Act) 등 바이든 대통령 정책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많이 지었는데 해리스 후보가 당선되면 정책 지속성 측면에서 나쁘지 않다”며 “위험요인으로는 법인세가 올라가 기업 EPS(주당순이익)에 직격탄이 될 수 있으며 미온적인 중동정책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 불확실성 상승 전망… “안전자산 주목”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투자 전략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해리스 후보는 중산층 보조금 확대 등으로 복지지출이 확대되면서 트럼프 후보의 감세안에 상응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두 후보 중 누가 당선돼도 재정적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경우 재정적자 규모가 이미 크기 때문에 이에 따른 국제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해외에 투자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개인 투자자 대부분은 미국 투자에 몰리고 있는데, 이들은 펀드나 간접투자가 아닌 직접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며 “개인투자자의 공격적 성향이 해외투자에서도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대선 결과는 증시보다는 개인투자자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영향을 더 끼칠 것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더 유심히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현상이 다시 깊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해리스 정부가 되든 트럼프 정부가 되든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지속할 여지가 있다는 관점에서 보면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 트럼프 정부와 바이든 정부도 인플레이션 지원 법안이나 관세 정책 등으로 미국에 더 많은 자원이 집중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현재 미국은 노동시장이 개선된다기보다는 악화할 수 있는 여건들이 더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안전자산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것도 답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그 하나로 일본 엔화가 약세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강세로 갈 여지가 있어 엔화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부분도 참고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박미영·권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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