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가입때 '설계사 수수료' 공개된다…금융당국 초강수에 업계 '발칵'

2024-12-16

앞으로 보험에 가입할때 설계사가 판매수수료로 얼마를 받는지 알 수 있게 된다. 판매채널 개혁을 위해 금융당국이 초강수를 두면서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주도로 개최되고 있는 보험개혁회의는 제5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회의엔 학계 및 금융·보험연구원, 보험개발원, 생명·손해보험협회 및 주요 보험사들이 참석했다.

보험개혁회의는 현재 보험대리점(GA)에 적용되는 비교·설명의무가 형식적으로 실행되면서 불완전판매를 유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보험대리점은 보험사 상품을 대신 판매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영업조직을 말한다. 보험상품 비교·설명은 설계사 수 500인 이상 대형GA가 보험상품을 판매할 때 최소 3개 보험사 상품을 비교하도록 한 제도다.

설계사는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판매때 비교·설명을 실시해야 하지만, 그간 영업 현장에선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예컨대 A보험사가 B보험사보다 높은 판매수수료를 제시할 경우, GA설계사가 공정한 비교나 설명을 하지 않은 채 A사 상품을 추천하는 식이다.

이에 보험개혁회의는 제도를 개편해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우선적으로 권유하던 편중 판매 관행을 개선할 방침이다.

앞으로 GA 설계사는 비교 대상 상품별로 판매수수료 정보를 소비자에게 별도로 안내해야 한다. 소비자가 비교·설명을 원하는 특정 상품이 있을땐 이를 반드시 비교군에 포함해야 하며, 설계사가 특정 상품을 권유하려면 소비자에게 사유를 밝히고 이를 기록으로 보관토록 의무화했다.

업계에선 벌써부터 소비자에게 판매 수수료를 공개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직접적인 규제 대상인 GA뿐 아니라 전속 설계사가 적은 중소형 보험사, 이미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를 실시한 보험사 등도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그간 중소형 보험사는 회사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GA에 높은 수수료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대형사와 경쟁해 왔다. 브랜드 파워와 전속 영업조직 수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다만 공개될 판매 수수료가 높을 경우 해당 상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부정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

비용절감과 효율화를 위해 영업조직을 분리하는 제판분리를 실시한 보험사는 사실상 전속 조직인 자회사형 GA에서 타 보험사 상품을 판매하게 될 전망이다. 실제 보험개혁회의는 이번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편중판매 관행에 대한 예시로 자회사형 GA를 꼽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판매수수료를 공개하면 소비자가 설계사에게 '많이 받으니까 수수료에서 조금 떼어 달라'며 리베이트를 요구할 수도 있다”며 “보험사가 GA에 제시하는 수수료도 회사 규모나 협상에 따라 달라지는 기업간 계약인데, 영업기밀까지 공개시 GA와 보험사간 분쟁이 발생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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