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팰로 알토 250억달러 메가딜 ① 시너지 효과와 잠재 리스크

2025-08-01

사이버아크 현금+주식 인수

신원 보안·PAM 강자

이 기사는 8월 1일 오후 4시41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미국 보안 솔루션 업체 팰로 알토 네트웍스(PANW)가 이스라엘의 신원 보안 및 권한 접근 관리(PAM, Privileged Access Management) 솔루션 업체 사이버아크 소프트웨어(CYBR)를 25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이 '팔자'로 반응했다. 양사 모두 5% 이상 가파른 주가 하락을 연출한 것.

대다수의 투자은행(IB)들은 두 개 종목 모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인수합병(M&A) 추진 소식이 전해졌을 때와 달리 월가는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팰로 알토의 사이버아크 인수는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에 해당한다. 이전까지 10억달러 내외의 중소 규모 딜을 추진했던 업체가 통 큰 베팅을 결정하자 통합 이후 운영상 문제나 시너지를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잠재적인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압도하는 모양새다.

CNBC를 포함한 미국 언론에 따르면 사이버아크의 주주들은 보유 주식 1주 당 현금 45달러와 팰로 알토 주식 2.2005주를 받게 된다. 인수 작업은 팰로 알토의 2026 회계연도에 완료될 예정이다. 업체의 2026 회계연도는 달력 기준으로 2025년 8월1일부터 2026년 7월31일까지다.

당초 200억달러를 넘는 수준으로 알려졌던 인수 금액은 예상보다 크게 높아졌다.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엔드포인트, 애플리케이션 등 크게 네 가지 영역의 보안 소프트웨어를 개발, 공급하며 방화벽을 포함한 네트워크 보안 부문에서 전세계 1~2위를 다투는 팰로 알토가 대어급 인수합병(M&A)을 결정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996년 이스라엘에서 설립한 사이버아크는 신원 보안과 PAM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PAM은 자격 증명 도난과 권한 남용을 방지해 기업의 자산과 시스템을 보호하는 종합 솔루션이다.

이 밖에 업체는 비밀 관리 솔루션과 엔드포인트 특권 보안, 직원 및 고객 접근 제어 등 보안과 관련한 소프트웨어를 공급한다. 업체의 제품은 기업과 정부 기관의 관리자급 계정에 대한 접근 권한 보호, 통제, 감시 및 실시간 위험 대응 기능을 제공한다.

주요 제품들은 클라우드 및 멀티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돼 있고, 구독형 반복 수입 모델 전환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했다. 포춘500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과 파트너십을 구축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연 매출 규모 10억달러를 훌쩍 웃도는 사이버아크는 2024년 33%에 달하는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2025년 들어서도 업체는 강력한 실적 호조를 나타냈다. 1분기 매출액이 3억176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3.35%의 성장을 이룬 것.

같은 기간 순이익은 1146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9.56% 뛰었다. 일회성 요인을 감안한 주당순이익(EPS)은 0.22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9.23% 상승했다. 업체는 2025년 매출액이 1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사이버아크의 주가는 200억달러를 웃도는 피인수 가능성이 공개됐을 때 가파른 상승을 나타냈지만 예상보다 높은 인수 금액에 합병이 최종 결정됐다는 소식에 하락, 투자자들 사이에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움직임을 반영했다.

팰로 알토는 우선 외형적으로 사이버아크를 크게 앞지른다. 지능형 악성 코드 분석 솔루션 와일드파이어(WildFire)와 차세대 SASE(Secure Access Service Edge) 제품인 프리즈마 액세스(Prisma Access), 통합 인공지능(AI) 보안 운영 플랫폼 코어텍스(Cortex), 원격 접속 및 단말 보호 솔루션인 글로벌프로텍트(GlobalProtect) 등을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업체는 4월 말 종료된 2025 회계연도 3분기 약 23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려 전년 동기에 비해 15% 성장을 이뤘다.

특히 차세대 보안(Next-Generation Security) 연간 반복 매출(ARR)이 51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4% 늘어난 가운데 포춘 100개 기업 중 95개 기업을 포함해 전세계 7만개 이상의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SASE 사업 부문만 최근 분기 36%의 매출 신장을 기록해 시장 평균치인 17%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성장을 나타냈고, 전세계 6000여개 기업이 고객 기반을 구성하고 있다.

미국 뿐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 등 전세계 주요 시장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는 업체는 플랫폼 전환 성공으로 방화벽을 중심으로 한 포인트 솔루션 단일 기업에서 AI와 클라우드, 네트워크, 엔드포인트를 아우르는 통합 보안 리더로 자리매김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IBM QRadar SIEM 사업 부문 인수를 계기로 보안운영 시장의 빅3에 진입했고, 제품 포트폴리오가 한층 다각화됐다.

네트워크 보안 분야에서 단일 업체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1위를 다투는 가운데 통합 보안 플랫폼 전략을 통해 SIEM(보안 정보 및 이벤트 관리) 및 ID, 클라우드 분야에서도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는 움직임이다.

창사 이후 주력 사업이었던 방화벽 솔루션을 넘어 AI와 클라우드 기반의 보안 플랫폼 업체로 급성장, IT 보안 업계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전체 매출액에서 구독 및 지원(Subscribe & Support) 매출이 80%를 웃도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하드웨어 중심의 차세대 방화벽을 포함한 제품 매출액의 비중은 18% 내외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업체의 올해 매출액은 91억~92억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14%의 외형 성장을 이룰 전망이다.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대형 고객군을 확보, 강한 매출 성장을 이루는 한편 기술 혁신을 주도하며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이다.

팰로 알토의 이번 블록버스터 딜은 지난 3월 구글이 클라우드 보안 스타트업 위즈(Wiz)를 320억달러에 인수한 데 이어 사이버 보안 업계 전반에 걸친 통폐합 압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이버아크의 주요 경쟁사로는 옥타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꼽힌다. AI 시대가 가속화되면서 사이버 및 랜섬웨어 위협에 대한 기업들의 보안 솔루션 수요가 날로 상승, 시장 규모가 커지는 동시에 경쟁 역시 뜨겁게 달아오르는 상황이다.

팰로 알토는 최근 수 년 사이 여러 차례의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연초 구체적인 인수 금액을 밝히지 않은 채 프로텍트 AI를 인수했고, 2023년에는 텔론 사이버 시큐리티와 딕 시큐리티, 자이카다 네트웍스를 인수했다.

한편 이번 사이버아크 인수 소식이 전해진 이후 투자자들은 팰로 알토에 '팔자'로 대응했다. 지난 7월29일(현지시각) 장 초반 208.42달러까지 올랐던 주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0억달러 이상의 금액에 사이버아크 인수에 나섰다고 단독 보도한 뒤 하락 반전, 7월31일 173.60달러까지 떨어졌다.

최종 인수 합의 이후 키뱅크가 보고서를 내고 팰로 알토의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섹터 비중'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투자은행(IB) 업계도 싸늘한 반응이다.

인수 금액이 지나치게 높다는 데 시장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를 낸다. 팰로 알토가 사이버아크 인수로 250억달러의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라는 얘기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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