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월드컵 출전 아이티 감독 “팬들의 월드컵 직관 여부, 트럼프 대통령 결정에 달렸다”

2025-12-10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50년 만에 복귀한 아이티 축구대표팀이 미국 정부의 입국 금지 조치로 인해 자국 팬들의 경기 관람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아이티 대표팀 세바스티안 미뉴 감독은 6일(현지시간) 월드컵 조추첨 후 취재진과 만나 “아이티 국민의 미국 입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2025년 6월 트럼프 대통령 서명으로 아이티 국적자의 미국 입국(이민·비이민 모두)을 전면 제한했다. 해당 조치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발표된 행정명령에 기반한다. 미 국토안보부 자료를 근거로, 행정명령은 B-1(비즈니스)·B-2(관광) 비자를 이용한 아이티 방문객의 체류 초과 비율이 31.38%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학생·교환방문 비자에서도 25% 이상의 초과 체류율이 기록됐다. 또한 명령문은 “바이든 행정부 시기 수십만 명의 아이티인이 불법적으로 미국에 유입됐다”며, 이를 범죄조직 형성·치안 불안·국가안보 위협 가능성과 연결했다.

월드컵 조추첨에서 아이티는 브라질, 모로코, 스코틀랜드와 함께 C조에 포함됐다. 미뉴 감독은 팬들의 입국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FIFA 평화상을 받은 만큼 그런 ‘정신’을 이어 팬들의 관람을 허용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미국 동부에서 경기가 열리면 현지 아이티계 주민이 많아 팀에 유리할 것”이라며, “선수들은 오랫동안 ‘원정 홈경기’를 치러왔기 때문에 적응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행정명령에는 예외 조항도 포함되어 있어, 월드컵·올림픽 등 주요 국제 대회 참가 선수·코치·지원 스태프와 직계가족의 입국은 허용된다. 따라서 아이티 대표팀의 월드컵 출전에는 문제가 없다. 해당 예외 규정은 일반 관중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아이티 축구협회와 팬들은 사실상 본선 무대 ‘직관’이 전면 차단될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아이티는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암살 이후 국가 통치 공백과 치안 붕괴가 이어지고 있다. 유엔은 수도 포르토프랭스 지역의 90% 이상을 무장 갱단이 장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아이티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도 자국에서 경기를 치르지 못했고, 니카라과 등 제3국에서 홈경기를 대신했다. 미뉴 감독은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경기를 언급하며 “아이티 선수들에게는 지금뿐 아니라 미래에도 큰 의미가 있는 경기”라며 “월드컵에서 이보다 더 큰 주목도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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