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공원이 범죄와 마약 문제로 곪고 있다.
LA시는 그동안 공원을 대상으로 수차례 안전 강화 대책을 발표했고, 급기야 지난 해에는 약 250만 달러를 투입해 환경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유니세스 에르난데스 1지구 시의원은 지난해 12월 기자들을 대거 불러 갱단 문제를 해결하고 공원 환경을 개선하겠다며 ‘피스 앰배서더’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정치인들의 큰소리가 무색하게 최근 맥아더 공원을 지나던 한인 노인이 칼에 찔렸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갱단의 총격 사건까지 발생했다. 공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은 과연 실효성이 있었나.
사건을 계기로 공원을 직접 둘러봤다. 개선의 흔적은커녕 변화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여전히 악취가 진동하고, 마약 투여에 사용된 주사기 등이 곳곳에 널려 있었다. 인근 상인들은 치안 악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LA시는 지난 2023년 6월 공원 인근에 ‘휴식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이 센터는 홈리스들에게 샤워 시설, 식사,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할 계획이었다. 이 역시 진행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는 찾아보기 어렵다.
정치인들도 묵묵부답이다. 단순히 ‘보여주기식 정책’이었나. 시행 중인 정책의 진행 과정이나 결과에 대한 어떤 정보도 제시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7월 발표된 ‘맥아더 공원 도로 폐쇄 및 공원 재연결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윌셔 불러바드를 폐쇄하고 공원을 다시 연결해 보행 환경을 개선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러한 조치가 마약과 홈리스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맥아더 공원은 더 이상 앤젤리노들의 도심 속 쉼터가 아니다. LA시의 마약 및 홈리스 문제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적 장소로 전락했다. 그동안 수많은 정책이 발표됐지만, 공원의 현실은 여전히 변한 게 없다. 정책은 발표만 하라고 있는 게 아니다. 실제 실행이 돼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정책 아닌가.
전시 행정만 난무하는 가운데 맥아더 공원의 현실은 더 암울해지고 있다.
사회부 정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