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 나토 데뷔전서 유럽 고강도 압박···우크라엔 “허황된 목표 버려라”

2025-02-13

크름반도 수복·나토 가입·미군 주둔에 선 그어

“미국에 대한 불균형적 안보 의존 참지 않을 것”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데뷔 무대에서 ‘안보 분업화’를 거론하며 유럽을 고강도로 압박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향해선 2014년 러시아에 빼앗긴 크름반도 수복, 나토 가입, 종전 후 미군 주둔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허황된 목표를 버려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 모두 발언에서 “더는 미국에 대한 의존을 야기하는 불균형적 관계를 참지 않을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미국이 나토 동맹 및 유럽과 안보 파트너십에 계속 전념할 것이라면서도 “우리의 관계는 유럽이 스스로의 안보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특히 중국의 위협을 거론하며 ‘안보 분업화’를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태평양에서 중국과의 전쟁을 억제하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이러한 위협에 집중하는 동안, 유럽 회원국들은 (유럽 안보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함께 분업화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지출 목표치를 현행 국내총생산(GDP) 대비 2%에서 5%로 상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있어서도 유럽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속한 종식을 강조하며 우크라이나를 향해 “허황된 목표(illusionary goal)”를 버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도 여러분처럼 주권적이며 번영하는 우크라이나를 원하지만, 우크라이나의 국경을 2014년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비현실적인 목표임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2014년 러시아가 강제병합한 크름반도 등 빼앗긴 영토를 수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조속히 종전 협상에 임하라는 것이다.

또 우크라이나의 숙원인 나토 가입은 미국이 추진하려는 종전 협상의 ‘현실적 결과물’로 보지 않는다며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그는 종전 후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을 위해 유럽 및 비유럽 국가로 구성된 다국적 군대 주둔이 필요하다면서도 “우크라이나에 미군이 파병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해두겠다”고 선을 그었다. 또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는 평화유지군은 나토 임무의 일환이 돼선 안되며, 나토의 집단방위 제5조의 보호도 받아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이 나토 본부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가 이날 참석한 UDCG 회의는 조 바이든 전임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제사회 지원 논의를 위해 만든 장관급 협의체다. 나토 회원국은 물론, 한국 등 전세계 약 50개국이 참여한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뒤 UDCG의 지속 여부 역시 불투명한 상태다. 바이든 정부에선 UDCG를 미국이 주도해 왔으나, 트럼프 정부는 회의 좌장을 영국에 넘겼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도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 주재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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