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립극단 133회 정기공연 ‘감찰관’

2025-10-27

 부패한 관료들이 모여 사는 한 지방 소도시. 페테르부르크에서 감찰관이 시찰하러 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을 비롯한 유지들은 자신들의 비리가 드러날까 전전긍긍하며 대책을 마련한다. 바로 그때, 우연히 찾아온 한 여행객 ‘흘레스타코프’를 사람들은 감찰관으로 오해한다. 관리들은 그에게 아첨하고 뇌물을 바치며 자신의 잘못을 감추려 한다. 어느 순간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흘레스타코프는 이를 역이용해 돈을 챙겨 다른 도시로 도망쳐 버린다. 뒤늦게 그가 가짜였음을 알게 된 사람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아수라장이 되고, 그 혼란 속에서 마침내 진짜 감찰관이 도착했다는 전갈이 들려온다.

 전주시립극단이 제133회 정기공연작으로 근대 러시아 문학의 시작을 알린 문호이자 리얼리즘 문학의 선구자 ‘니콜라이 고골’의 대표작 중 하나인 ‘감찰관’을 선정했다. 공연은 29~31일까지 3회에 걸쳐 덕진예술회관에서 오후 7시30분에 진행된다.

 ‘감찰관’의 각색과 연출을 맡은 박성찬 연출은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관객들이 보기에 낯설지 않은,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보통의 사람들일 것”이라며 “이 작품이 사회 비판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 현실을 꼬집는 풍자극이라 생각할 관객들도 있겠지만 우리는 웃음이란 칼날 위에서 인간 군상들의 초상화를 보여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때때로 바보같이 허세를 부리고, 권력을 좇다 스스로 발목을 잡히고, 체면을 지키려다 더 큰 웃음거리가 되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 지금의 대한민국에 살아가고 있는 ‘나’일 수도 있고 ‘너’일 수도 있는 그 모습들을 무대 위에서 관객들에게 보여 주려 한다”며 “그 초상화를 희극적 에너지로 펼쳐내 관객들과 같이 웃고 공감하며 질문들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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