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대 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1)
한밤 중 포고령 발동에 제주도민들 광장과 거리에서 촛불들어
대학생과 직장인, 고교생까지 자유 민주주의 회복 '한 목소리'
2024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올해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비롯해 22대 국회의원 선거,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 민생경제 위기 등 굵직한 현안들이 제주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제주일보가 선정한 ‘2024년 10대 뉴스’를 통해 주요 이슈들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포고령 1호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집회·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했다.
또한 포고령에는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도록 했고, 사회혼란을 조장하는 파업·태업, 집회행위를 금지했다.
갑작스러운 계엄령에 이어 총을 든 군인들이 국회에 진입하자, 많은 시민들은 군사정권 시대의 악몽을 떠올리며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시민들은 광장과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민주주의를 외치며 촛불을 들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통치행위”라며 “사법심사 대상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 마비와 국헌 문란을 벌이고 있는 세력이 누구입니까”라며 야당의 잘못을 국민께 알리기 위해 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대통령이 계엄을 정당화하고 변명만 늘어놓은 담화에 분노가 폭발했다. 이후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과 퇴진을 더욱 강력히 촉구했다.
제주대학교 총학생회(회장 오윤성) 등 도내 4개 대학 총학생회는 지난 6일 시국선언을 통해 “헌정 질서를 파괴하고 국민에 총을 겨누는 정권은 더 이상의 정당성은 없다”고 성토했다.
제주대학교 교수 157명도 윤 대통령 퇴진과 시국 정상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시민들은 제주4·3과 4·19혁명, 부마 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 촛불 시민혁명을 통해 민주화를 만들어 냈고 실천해 왔다”면서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했다.
고교생과 MZ세대들도 촛불과 응원봉을 들고 탄핵 집회에 참가했고, 윤 대통령의 탄핵과 퇴진을 외쳤다.
미래 세대들은 “역사 교과서에나 보던 상황이 현실에서 일어나 충격을 받았다”며 “더구나 윤 대통령은 제주4·3을 폭동이라고 칭하는 등 국민을 농락했다”고 비판했다.
시민들의 부름에 국회가 응답했다.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됐던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과정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오후 5시쯤 우원식 국회의장이 찬성 204표로 탄핵안이 가결되었음을 선포하자 환호성을 질렀다.
시민들은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며, 이제는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부름에 응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제주시청 앞에는 1만여 명의 도민이 모인 가운데 “우리가 이겼다”며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한 참가자는 “우리 아이들에게 민주주의를 물려줄 수 있어서 너무 감격스럽다”며 “탄핵 가결이 끝이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최종 탄핵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12·3 비상계엄’을 사전에 모의한 계엄 문건에서 제주4·3을 ‘제주폭동’으로 명시하면서 이번 계엄 사태는 제주도민들의 거센 저항과 분노를 불러왔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성명에서 “국군 방첩사령부는 여전히 전두환 신군부 시절에 있는 것 같다”며 “이 문서는 대한민국의 군부가 4·3을 비롯해 한국현대사를 얼마나 왜곡, 편향되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는 증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