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가 ‘트래블로그’ 등 인기 서비스에 힘입어 올해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2위 카드사와의 실적 차이도 좁혀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올 1~3분기 누적 1884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8% 성장했다. 누적 순이익 규모에서는 4대 금융지주계 카드사(신한·KB국민·하나·우리) 중 3위이지만 성장률은 △KB국민 36% △우리 19.7% △신한 17.8% 등을 제치고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 업계 양강인 신한·KB국민카드와의 격차도 좁히고 있다. 올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신한카드 5527억 원, 국민카드 3704억 원 수준으로 아직은 상당한 차이가 난다. 하지만 분기별 추이를 살펴보면 하나카드가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한 단계 위 순위인 2위 국민카드와의 격차는 1분기 856억 원→2분기 535억 원→3분기 469억 원으로 더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4위인 우리카드와는 올 1~3분기 누적 순이익 차이가 44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4억 원에 비해 5배 가까이 확대됐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수년 내에 양강 구도를 깨고 1등 카드사도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사내에 확산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나카드 급성장의 일등 공신은 트래블로그다. 2022년 7월 업계 최초로 등장한 해외여행 특화 체크카드로 △무료 환전(환율 우대 100%) △해외 이용 수수료 면제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했다. 국내 대형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NH농협)들도 뒤이어 해외여행 특화 카드를 출시했지만 트래블로그는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다. 올 8월 가입자 수 600만 명을 돌파했고 누적 환전액도 2조 5000억 원을 넘어섰다. 올해 1~7월 기준 카드사 중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 49.9%를 기록해 19개월 연속 1위에 올랐다.
‘저비용 고효율’ 마케팅 전략도 한몫했다. 다른 카드들과 달리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공항 라운지 무료 이용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라운지 혜택 제공에 최대 40달러 정도의 비용이 드는데 라운지 대기 고객이 많아 실제 사용이 어렵다”며 “고객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이를 위해 올 7월 트래블로그에 대한항공 마일리지 혜택을 더한 트래블로그 마일리지 카드를 출시했다. 연회비는 다소 비싸지만 꾸준히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시즌제’로 서비스를 바꿔가며 운영하는 점도 차별화된 전략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빠른 소비 패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시즌제를 운영한다”며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시의성 있게 제공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