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3일 “중요한 것은 역시 먹고 사는 문제이고, 먹고 사는 문제의 핵심은 결국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 안산에 위치한 세솔다이아몬드공업에서 열린 ‘K-제조업 기업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강소(强小)기업, 역량 있는 제조업이 성장 발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솔다이아몬드공업은 반도체 공정의 주재료인 웨이퍼를 평탄화하는 부품을 최초로 국산화한 기업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첨단 강소기업”이라고 소개했다.
간담회에 앞서 공장을 둘러본 이 대통령은 “잠시 현장을 둘러봤는데 옛날 생각이 난다”며 “도금 과정이나 샌드페이퍼 작업 과정이 매우 현대화돼 있긴 하지만 익숙했다”며 운을 뗐다. 이 대통령은 이어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서 기회를 만들어내고, 그 기회 속에서 우리 국민들이 더 나은 삶을 설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정부가 해야 할 중요한 정책 과제”라며 “특히 국민 일자리라는 측면에서 보면 제조업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장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인들은 국내 기업을 추격하는 중국 제조업 성장 속도에 우려를 전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맹주호 세솔다이아몬드공업 대표는 “최근 중국에 가보니 로봇 산업, 인공지능(AI) 산업이 급성장해 제조업 경쟁력이 매우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합병을 위한 세제 혜택이나 정부 지원, 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산·항공 분야 소재 기업인 한국카본의 조문수 대표도 “아무리 개발을 잘해도 실적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며 “국적선 LNG 운반선을 발주해주면 세계 시장을 점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 배석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한국가스공사에서 선도적으로 (LNG 운반선을) 발주해서 실증하게 해달라는 말인데 따로 챙겨봐 달라”고 하거나,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사업 양산화에 필요한) 투자 펀드를 모으는 걸 검토해 볼 필요가 있겠다”라고 하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당부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공정한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모든 기업이 새로운 아이템도 발굴하고, 기술 개발과 시장 개척에도 성공하고, 경영 혁신도 해서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면 그게 결국은 국가가 발전하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갑(甲)도 을(乙)도 병(丙)도 행복한, 그리고 누구도 억울하지 않은 공정한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 중소기업 대표가 정부 지원을 거론하며 “국내 슈퍼 을이 되는 자리를 만들어줬다”고 말한 데 대해, “슈퍼 갑이면 어떠냐. 되면 좋다”면서도 “그게 폭력적이거나 너무 이기적이나 그런 게 문제다. 그렇지 않도록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성장의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강소기업 12곳 중 8곳은 비(非)수도권에 소재한 업체였다. 이 대통령은 “지방에서 오신 분들이 많은데, 수도권 집중에 따른 비용이 너무 커져서 기업 활동에도 장애가 오는 수준이 된 것 같다”며 “지방에서 기업 활동하시는 게 유리하지는 못해도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상황까지는 최선을 다해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