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외부자 비율 3분의1 넘으면 변화 유발…‘매직 서드’가 세상을 바꾼다

2025-02-21

#. 지금은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을 ‘홀로코스트’라고 누구나 말하지만 사건이 일어난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유대인 희생자들은 오히려 피해 사실을 숨겼고 가해자들은 침묵했다. 하지만 1978년부터 이 용어가 일상화됐는데 이는 그해에 방영된 미국 NBC방송의 미니시리즈 ‘홀로코스트’ 때문이라고 한다. 그동안 수면에서 잠자고 있던 목소리가 한번 분출되자 역사 해석 자체가 바뀌게 된다. 이는 우리의 ‘위안부’ 문제와도 비슷하다.

#. 미국 하버드대학은 상당히 많은 운동부를 운영한다. 비용이 많이 들고 선수 층도 얇은 여자 럭비부까지 있다. 왜 그럴까. 학생간 인종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라고 한다. 일반 시험으로는 공부 잘하는 특정 인종이 많아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즉 운동부를 통해 모자라는 쪽을 끌어들인다는 것이다. 적당한 인종 비율이 인종간의 충돌을 막을 수 있다는 이유다. 2014년 기준 하버드대의 학생 비율은 백인 53%, 흑인 12%, 히스패닉 13%, 아시아계 20% 등이다.

무엇이 대유행이나 신드롬을 일으키는지 고찰한 책 ‘티핑 포인트(2000년)’의 저자가 이번에 새로운 책 ‘티핑 포인트의 설계자들(원제 Revenge of the Tipping Point)’을 출간했다. ‘티핑 포인트’는 어떤 변화나 효과를 멈출 수 없게 된 시점을 의미한다. 쉽게 보는 것으로 물이 끓는 100도 온도가 있다. 사회적으로도 그러한 시점이 있다는 의미다. ‘임계점’이라고도 쓰이는데 국립국어원은 다듬은 말로 ‘급변점’을 제안하고 있다.

전작이 어떤 상황에서 티핑 포인트가 생기는가를 고찰했다면 이번에는 이러한 사회 변화를 유발하는 이들이 누구이고, 이들이 어떤 기법을 사용하는지 탐구한다. 원래 제목은 ‘복수(Revenge)’인데 이는 은밀하게 활동하는 ‘설계자들’이 우리를 해칠 수도 있음을 경고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저자는 이번 책에서 다양한 사례를 들면서 티핑 포인트를 제시하고 혹은 티핑 포인트를 만들어내거나 막아낸 설계자들을 살펴본다. 사례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유행했던 은행 강도 사건, 감염병을 다수에게 퍼뜨린 슈퍼 전파자, 흑인과 백인의 사회적 통합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 등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제시한다.

전작 ‘티핑 포인트’에서는 폭발적 유행의 법칙으로 ‘소수의 법칙’, ‘상황의 힘’, ‘고착성 요소’ 등을 제시했는데 이번 책에서는 ‘오버스토리(overstory)’, ‘슈퍼 전파자’, ‘매직 서드(magic third)’ 등 3가지 법칙을 추가했다. 오버스토리는 숲을 이룬 나무들의 윗부분을 말하는데 즉 위에 있는 일부의 영향력이 전체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슈퍼 전파자 또한 일반적인 전파자와 다른 특출한 사람들이 결국 사회의 행동과 상황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매직 서드’다. 기존 구조에 변화를 주려면 단순히 한두 명이 개입한 것으로는 안되고 일정한 규모에 이르러야 한다. 즉 외부자의 비율이 기존 구성원의 4분의 1에서 3분의 1 사이에 이르면 극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매직 서드’가 된다고 책은 규정한다.

이것은 앞서 말한 ‘홀로코스트’가 일반화한 시점과 함께 하버드대가 인종 충돌을 막기 위해 쿼터를 지키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또 저자는 남성 위주의 기존 직장 내에서 여성이 제대로 목소리를 내려면 ‘매직 서드’가 되야 한다는 결론도 이끌어낸다. 이 경우 기존 팀이 10명이면 ‘매직 서드’는 3명 내외다.

결국 저자는 변화를 일으키는 경계선은 어디이며 누가 이를 주도하는지 잘 감시하는 것이 사회적 정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티핑 포인트가 언제, 어디서 나타나는지 우리는 충분히 파악 가능하다. 우리는 부도덕한 사람들이 그 도구를 갖고 휘두르도록 놔둘 수도 있고, 우리 자신이 그걸 들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2만 원.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