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인공지능 R&D 인력 모집
돌풍 배경엔 中 정부 지원 분석
AI 특허도 美 크게 따돌리고 1위
세계적 돌풍을 불러온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중국 내 젊은 구직자들 사이에서 ‘꿈의 직장’으로 떠올랐다. 최근 딥시크는 범용 인공지능(AGI) 연구개발(R&D) 인력을 대거 모집하면서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딥시크는 최근 본사가 위치한 저장성 항저우와 베이징에서 대규모 채용을 진행 중이며, 채용 공고는 모기업인 하이플라이어 퀀트 웹사이트와 중국의 주요 구인 플랫폼에 게재됐다. AGI는 인간과 유사한 지능을 갖추고 스스로 학습하며 기존에 학습하지 않은 새로운 과제도 수행할 수 있는 기술로, AI 산업의 핵심 분야로 꼽힌다.
춘제(중국의 설) 연휴가 끝난 뒤 첫 출근일인 지난 5일에는 딥시크 본사에 취업을 희망하는 젊은이가 직접 찾아오기도 했다. 쓰촨성 남서부에서 항저우까지 나흘간 운전해서 딥시크 본사를 찾아왔다는 선모씨는 SCMP에 “딥시크는 중국의 자부심과 같은 존재”라며 “회사에서 청소부나 운전기사라도 좋다.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도 딥시크의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인 황쿤밍(黃坤明) 광둥성 당서기는 “딥시크가 미국의 AI 기업들과 경쟁하며 보여준 용기와 활력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 고위 관료가 공개적으로 스타트업을 칭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는 중국 정부가 AI 기술 발전을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딥시크 돌풍의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국무원은 2017년 ‘차세대 인공지능발전규획’을 발표하며 AI를 중요한 국책 과제로 확정했다. 여기에는 2030년까지 AI 이론과 기술, 응용이 전반적으로 세계 선두 수준에 오른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이런 노력은 딥시크 출현뿐 아니라 중국이 AI 특허 출원량 세계 1위라는 결실을 맺었다. 중국의 지난해 특허 출원 건수는 약 1만3000건으로, 미국(8600여건)을 크게 앞섰다.
영국 BBC방송은 최근 중국을 기술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야망 아래 중국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와 태양광부터 AI까지 기술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해 온 것이 ‘딥시크 쇼크’의 바탕이 됐다고 짚었다. 딥시크가 AI 작동방식을 모두 공개하는 오픈소스 모델인 점에서 알 수 있듯 중국은 최근 AI 분야에서 경쟁보다 협력을 내세우며 AI 규범 주도권도 노리고 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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