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학 에이전트'가 死因 밝힌다…데스테크의 진화

2025-09-17

데스테크는 장례만이 아니라 디지털로 고인을 추모하거나 생전 모습을 복원해 기리는 등 다양한 사후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결합해 법의학자 대신 사인(死因)을 분석해주는 에이전트(비서)가 등장하면서 데스테크 산업 영역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17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중국 시안교통대와 허베이의대 등 공동 연구팀은 지난달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사인 분석을 자동화하는 멀티 AI 에이전트 ‘포렌식 에이전트(FEAT)’를 개발한 연구 성과를 사전 논문 사이트 ‘아카이브’에 공개했다. 사인 분석은 질병이나 외상 여부, 조직검사 등 의료·부검 기록은 물론 사건·사고의 경우 현장 조사 기록과 목격자 진술까지 다양한 정보를 취합해 판단해야 하는 복잡한 작업이다.

이처럼 데이터가 방대하고 민감해 다른 전문 분야와 비교해도 법의학 지식을 특화 학습한 에이전트를 만들기가 까다롭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이와 달리 FEAT는 중국 6개 법의학 기관의 사망 조사 기록 7748건을 학습했다. 이를 통해 작업을 총괄하고, 핵심 작업인 데이터 분석을 전담하며, 중간 결과를 검토해 피드백하고, 결과를 취합해 최종 결론을 내는 네 에이전트 간 협업 시스템을 구현했다. FEAT는 15가지 사망 원인을 맞추는 평가에서 범용 모델인 ‘GPT4o’나 ‘클로드3.5 소네트’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AI는 그밖에 고인을 복원하거나 추모하는 영역에서도 널리 응용되고 있다. 고인의 생전 모습을 단순 재현하는 것을 넘어 목소리와 움직임을 더한 디지털 휴먼(가상 인간), 이른바 ‘데스봇’까지 등장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세상을 떠난 헤비메탈의 거장인 조지 오스본이 마이클 잭슨 등 유명 가수들과 재회하는 모습을 묘사한 가상의 영상이 공개됐다. 총기 난사 사건으로 사망한 17세 소년의 아바타가 인터뷰하는 영상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기술은 윤리적 논란 와중에도 스토리파일, 유 온리 버추얼, 히어에프터AI 등 업체들을 통해 점차 상용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딥브레인AI가 상조 1위 업체 프리드라이프와 손잡고 관련 서비스 ‘리메모리’를 선보였다. 스타트업 몽몽이는 반려동물을 디지털로 복원하는 ‘몽몽이 메모리얼 시네마’를 제공 중이다. 또 SK텔레콤은 자체 AI 기술을 활용해 독립운동가 모습을 복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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