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원단체들, ‘제주 교사 사망’ 계기 6월14일 대규모 공동 집회 추진

2025-05-27

제주에서 중학교 교사가 학생 가족의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사건과 관련해 교원단체들이 진상 조사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대규모 공동 집회를 추진한다. 교사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것은 2023년 서울 서이초 사건 이후 2년 만이다.

27일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은 다음 달 14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고 현승준 교사를 추모하고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는 공동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제주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던 현 교사는 이달 22일 자신이 근무하던 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 교사가 평소 학생 가족의 악성 민원으로 괴로워했다는 유족의 증언 등이 나오면서 교직 사회를 중심으로 추모 물결이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교사노조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현 교사를 추모하고 교육노동환경 변화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교원단체 사이에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공동 집회로 바꿨다.

이보미 교사노조 위원장은 “전교조와 교총 회장도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에 공감해서 협의가 된 상태”라며 “교육부 등에 학교 민원 대응 체계 등을 개선해달라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것은 서이초 사건 이후 2년 만이다. 서이초 사건은 2023년 7월 서울 서이초에서 2년 차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고인이 평소 학부모들의 민원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권 침해’ 논란을 촉발시켰고, 교사들은 매주 주말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고인의 49제인 2023년 9월4일에는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로 선언하고 개인 병가·연차 등을 내고 집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당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만 5만여명이 넘는 교사가 모였고, 서울을 제외한 전국 각지에서도 7만여명이 추모에 동참했다. 고인은 지난해 2월 순직으로 인정되기도 했다.

이번 제주 교사 사건도 추후 대규모 집회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선정 전교조 대변인은 “구체적인 사항은 논의 중이지만 고인의 49제까지 공동 대응을 하려고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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