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내 방위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내비쳤다. 일찌감치 조기 대선 준비 체제에 돌입한 이 대표의 ‘우클릭’ 반경이 경제·산업을 넘어 국방·외교로도 확장하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K방산, 세계가 주목하는 만큼 준비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방위산업은 가장 가시적인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일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전쟁 억지력을 높이게 하는 세계 안보 수호 수단이자 우리의 국격”이라며 “국익을 위해 K방산을 적극 지원하고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위기로 다져진 우리나라 방위산업은 높은 품질과 가격경쟁력, 빠른 납기가 가능한 생산력과 상당한 정비 지원 능력으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특히 3대 효자 품목인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는 세계 어떤 경쟁 모델에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온 만큼 준비를 해야 한다. 다변화하는 전장·기술 환경에 맞춰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국방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며 “국가 차원에서 우리 무기를 구매할 방산 협력 파트너 국가를 발굴하고 국방 외교를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용주의’를 앞세운 이 대표의 광폭 행보는 자신의 수권 능력을 드러내기 위해서 이념과 주제를 가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확장을 위해서는 ‘성장주의론자’로의 모습을 부각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본인의 대표 브랜드인 ‘기본사회’ 정책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전날(3일) 열린 ‘반도체특별법’ 정책 토론회에서는 핵심 쟁점인 ‘주 52시간 근무 예외’를 놓고 “‘몰아서 일할 수 있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느냐’고 하니 할 말이 없다”며 강한 공감을 표시했다. 본인이 좌장으로 참여한 토론회에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연구개발(R&D)에 한해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적용하자는 데 힘을 실은 것이다.
최근에는 윤석열 정부 들어 경호처장 공관이 된 한남동 해병대 공관 복원 제안과 함께 해병대 독립을 통한 ‘준4군’ 체제 개편을 주장하기도 했다. 보수 진영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안보 분야에서도 거침없이 의견을 피력한 셈이다.
이 대표의 연이은 우클릭에 국민의힘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이 대표의 반도체특별법 관련 발언을 겨냥해 “‘실용주의 코스프레’는 하고 싶고 민주노총 눈치는 봐야 하니 두루뭉술한 얘기만 늘어놓으며 결론을 내지 않았다”고 평가절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