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파트 화재 참사 원인 지목된 ‘비계·안전망’, 한국은 안전할까

2025-11-27

26일 발생한 홍콩 고층 아파트 화재가 대나무 비계와 녹색 안전망을 타고 번지며 대형 참사로 이어지자, 국내 건설현장의 비계·안전망 규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역시 외부 비계와 안전망을 설치하지만, 비계 재료와 안전망의 난연 기준에서 홍콩과 차이가 있다.

한국은 가연성 비계 금지…강관 비계가 표준

국내 건설현장은 산업안전보건법, 건설안전기준에 관한 규칙 등에 따라 대나무·목재 등 가연성 비계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외부 비계는 대부분 강관 비계를 사용하며, 높이·하중·연결 구조까지 세부 규정을 충족해야 한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KOSHA) 지침을 보면, 비계 설치 시 강관이나 안전성 검증된 합성·금속 자재 사용, 전도·붕괴 방지용 가새·난간·난간대 의무 설치, 불연 또는 준불연 재료 작업 발판 권장 등을 의무 또는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 때문에 홍콩처럼 불이 잘 붙는 대나무가 대규모로 외벽을 감싸는 형태 자체가 국내에서는 구조적으로 발생하기 어렵다.

국내 건설현장에서도 외부 비계에 안전망(방진망·방호망)을 설치한다. 다만 난연(불에 잘 타지 않는) 또는 준불연 재질 사용 의무, 한국산업규격(KS 기준) 인장 강도·연소성 시험 통과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사용하는 녹색 또는 파란색 안전망은 폴리에틸렌·나일론 기반이지만, 난연 코팅 또는 난연 혼합 소재로 제작되어 화염 확산 위험이 홍콩에 비해 낮다.

고층 주거 비중이 높은 한국에서도 대형 화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홍콩과 달리 비계·안전망 구조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외벽 마감재와 초고층 구조적 취약성으로 인해 대규모 화재가 반복돼 온 만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에서도 고층 아파트 대형 화재는 여러 차례 발생했다. 대표적으로 2010년 부산 해운대 우신골든스위트 화재는 불길이 외벽 마감재를 타고 순식간에 38층까지 치솟아 초고층 화재의 위험성을 드러냈다. 2015년 경기도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화재 역시 1층에서 발생한 불이 발코니 외장재를 거쳐 빠르게 확산되며 인명과 재산 피해를 키웠다. 이 밖에도 대구, 고양, 광주 등지에서 외벽 단열재와 발코니 구조가 화재 확산 통로 역할을 한 사례가 잇따랐다.

홍콩처럼 비계 자체가 대형 화재 원인이 되긴 힘들지만 외벽과 발코니, 세대 간 구획 등 아파트 구조적 요소가 문제가 될 수 있다. 과거 준불연 성능이 낮은 외장재가 널리 사용됐고, 베란다·환기구 등 특정 구조는 화염이 위층으로 빠르게 전이되는 취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초고층 아파트는 소방차 사다리가 도달하지 못하는 층이 많아 내부 진압에 의존해야 하고, 피난 동선 또한 길어 인명 피해 위험을 키운다.

전문가들은 대형 화재를 막기 위해 외장재 전수 조사와 교체 계획을 국가 차원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초고층 전용 장비 확충, 방화 구획 강화, 불연 단열재 의무화, 발코니 창호 기준 상향도 해법으로 거론된다. 초고층 건물 특성상 주민의 피난 숙련도 역시 생존과 직결되는 만큼 체험형 훈련을 정례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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