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2일 친구와 삿포로 여행을 앞둔 강모(25)씨는 10일 오후까지 예정대로 일본행 비행기를 탈지 결정하지 못하고 불안해했다. 지난 8일 일본 동북부에서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일주일 동안 더 큰 지진 가능성을 알리는 주의 정보까지 발표되면서 겨울 성수기 인기 여행지인 삿포로 여행을 계획한 이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밤 일본 혼슈 동북부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7.5의 강진이 발생했다. 다음 날 오전에도 여진이 이어졌고, 일본 기상청은 9일 최초로 ‘후발지진 주의 정보’까지 발표했다. 이는 평소보다 거대 지진 발생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판단될 경우 발령된다. 삿포로가 위치한 홋카이도 역시 거대 지진 대비가 요구되는 지역에 포함됐다. 일본 정부는 최악의 경우 19만9000여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놨다.

강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매일 일본 여행 카페를 찾아보는데, 호텔 엘리베이터가 멈춰서 방에 갇혔다는 사람도 있고, 현지에서 일주일 치 비상식량을 챙겨두라는 방송을 한다고 해서 너무 불안하다”며 “이미 연차도 냈고 예약 사이트에선 환불 규정도 따로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는 14일 삿포로로 출국 예정인 조모(26)씨도 “3m 규모의 쓰나미 이야기가 나오는 등 불안해서 뉴스만 붙들고 있다”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1만8000원짜리 가장 비싼 여행자 보험 가입했고, 응급 상황 대처법 찾아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아직 이런 불안감이 ‘항공권 줄 취소’로 이어지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는 “보이는 항공권 취소 움직임은 아직 없지만 추가 지진 여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행사 관계자는 “현지 관광지나 호텔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지 고객 문의가 여럿 있었다”고 전했다.

10일 일본 여행객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카페엔 지진 당시를 회상하며 “동그란 놀이기구 중간에 서 있는 느낌이었고 차마 말로 다 못 한다” “자다가 긴급재난문자에 놀라 깼는데 침대가 흔들리고 무서워서 잠을 못 잤다” 등 당혹스러운 심경이 담긴 게시물도 여럿 올라와 있었다.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일본 정부 관광국(JNTO)이 운영하는 ‘Safety tips’ 웹사이트·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 긴급 지진 속보와 쓰나미 경보 등을 신속하게 확인하고, 주일본대사관 연락처와 위치를 사전에 파악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지진·정전 시 카드 단말 등이 먹통이 되는 사태에 대비해 현금을 더 환전해 두는 식의 대비도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