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봉(玉峯)에 나는 구름
안서우(1664∼1735)
옥봉에 나는 구름 가지 말고 게 있거라
네 비록 무심한들 나는 보매 유정하다
구름도 들음이 있던지 장요영상(長繞嶺上) 하나다
-양기재산고
나라가 평화롭기를
조선 숙종·경종·영조 때의 문신 양기옹(兩棄翁) 안서우(安瑞羽)가 은둔한 만년에 지은 것이다.
초장에서는 명령법을 구사하여 단호한 어조를 드러내지만, 중장을 보면 그것은 산 위에 걸린 구름을 정겨워해서 부르는 소리다. 종장에서 무심한 구름마저 유정하게 산 위에 길게 둘러 있다고 해서 자연물에 정감을 투사하여 주객일체가 된 경지를 보여준다.
그는 1726년 63세 때 울산부사로 있다가 전정(田政)을 잘못했다는 암행어사의 고발로 물러났다. 그 뒤 무주에 은퇴하여 첨지중추부사에 임명되었으나 나아가지 않았다.
옛 선비는 벼슬에 나아가면 공직에 헌신하고 물러나면 자연으로 돌아갔다. 조정에서 다시 불러도 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 주변에 시국과 관련해 신문과 TV 뉴스를 보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 불신이 두렵다. 이제 정부가 정상을 회복하고 나라가 평화롭기를 바란다. 국제 정세가 엄중하다.
유자효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