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연임 의사를 밝힌 서유석 회장이 '비욘드 5000 시대를 열 적임자'라고 자평했지만, 증권가 안팎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현직 프리미엄 논란이 이어지는 데다 지난 3년간의 성과를 놓고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Quick Point!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연임 도전 공식화
성과와 존재감 부족 지적 속 업계 반응 냉담
17일 서 회장은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출마 의지를 공식화했다. 그는 "현직 회장인 만큼 조기 선언을 하면 모든 활동이 선거와 연결돼 보일 수 있어 시점을 조율했다"며 "업무와 선거를 명확하게 분리하기 위해 외부 사무실을 따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출마 결심 시기와 관련해서는 "회원사 대표들을 만나면서 확신이 섰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 회장이 '협회와의 분리'를 강조한 것과 달리, 이날 간담회 일정이 금투협 출입기자단 간사를 통해 공지·진행된 점은 공정성 논란을 자극했다. 협회장이 가장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소집 구조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다른 후보도 똑같이 하시면 된다"고 답변했지만, 출입기자단 공지가 협회장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구조인 만큼 다른 후보가 동일한 방식으로 일정을 알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서 회장의 지난 임기 3년을 놓고 "정책 국면에서 존재감이 약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임기 중 추진했던 사업도 성과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모펀드 직상장 제도, 디딤펀드 등 이름은 있었지만 시장 실효성 측면에서는 성과가 뚜렷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 회장이 재임 2년 8개월 동안 16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온 점에 대해서도 "대외 활동이 활발했던 데 비해 국내 자본시장 현안에서는 영향력이 약했다"는 의견이다.
전관예우 논란도 여전히 부담 요소다. 서 회장은 "전임 회장과의 고문 계약은 개별 계약일 뿐이고 셀프 전관예우는 아니다"라며 "퇴임 시 협회와 고문 계약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임 회장에게 2년간 월 1900만원대 고문료와 차량·비서·사무실을 제공한 사실은 회비로 운영되는 협회의 성격상 과도하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예우 기간이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난 시점이 서 회장 취임 직후였다는 점에서 업계의 불편한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논란과 별개로, 서 회장이 20여년간 몸을 담아온 미래에셋그룹에서는 "연임은 어렵다"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투협회장 선거는 금융권 협회 중 공정성이 강조되는 선거라 관례적으로 단임이 이어져 왔기 때문에 연임 자체가 분위기상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나재철 전 회장도 연임을 저울질했으나 업계의 시선을 의식해 출마를 접은 바 있다.
이 가운데 선거 구도에서는 황성엽 신영증권 사장이 가장 탄탄한 지지 기반을 확보한 것으로 거론된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82학번 네트워크가 강하고 업계 내 신망도 두텁다는 관측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이 경쟁력이 높아서라기보다,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 등 유력 후보들이 불출마하면서 출마 타이밍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