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가 있는 도시 ‘이리(裡里)’를 톺아보다

2025-04-22

문화도시 익산, 기획 시리즈 익산학 연구총서 14권 ‘이리, 잊혀진 도시’ 발간

신귀백 저자, 익산 전신 ‘이리’의 탄생과 발전, 잊힘과 기억 입체적으로 복원

“일본이 물러갔다. 철도도시인 만큼 그들이 물러간 자리를 전재민(戰災民)들이 채웠다. 만주와 일본에서 고국으로 돌아온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그린 채만식의 소설 속 이리역은 눈물의 공간이었다. 6·25 전쟁이 나고 이리에는 많은 피난민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토목국의 큰 창고, 동이리의 일본인 창고, 황등의 정착촌, 송학동 변전소 주위, 소라단 주변에서 살았다. 모두 일본인들의 적산의 흔적인데 놀랍게도 지금도 사는 주민들이 있었다. 수많은 피난민들은 이리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몸을 추스린 후에 살 곳을 찾아 떠났다. 이리는 전재민과 피난민을 받아준 도시인 것이다.”

현재 익산의 전신인 ‘이리(裡里)’의 탄생과 발전, 잊힘과 기억을 입체적으로 복원한 도시 인문 지리서이자 지역문화 비평서가 출간됐다.

익산시와 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가 함께 만든 익산학 연구총서 14권 ‘이리, 잊혀진 도시’다.

이를 집필한 신귀백 익산근대문화연구소장은 ‘이리안내’, ‘익산군사정’, ‘조선주재 36년’ 등 일본인 이민자들이 남긴 문헌과 사진, 지도, 통계자료를 교차 분석해 철도 중심 식민도시로 형성됐던 이리라는 도시의 실체와 정체성, 그리고 변천사를 동시에 추적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문학작품과 영화, 시민들의 구술 등을 아우르며 이리라는 도시의 기억과 정서를 복원하는데 방점을 찍고, 단순히 사라진 지명의 회복이나 향토사의 범주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둘러싼 식민 유산과 집단 기억 등을 통해 오늘날 지역 정체성과 도시 공간 복원의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대지주와 사채업, 철도와 도시계획, 교육과 노동, 주먹과 폭력의 구조적 연결까지 폭넓게 포착하면서도, 이리역 플랫폼의 풍경과 영정통의 추억처럼 감각적 기억을 되살리는 서술이 돋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책은 법정문화도시인 익산시와 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의 기획 시리즈다.

거대 담론 대신 지역 담론, 향토학 아닌 지역학 연구가 갈수록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민들이 지역을 온전하게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센터 관계자는 “이번 ‘이리, 잊혀진 도시’를 비롯해 지금까지 발간된 익산학 연구총서는 단순한 학술서가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읽고 익산의 뿌리를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문화 자산”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지역 연구와 연구총서 발간을 통해 익산 고유의 역사·문화를 재조명하고 널리 알리며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힘쓰겠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9년부터 익산학 연구총서를 발간해 온 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는 현재까지 전국 100여 개 도서관에 이를 배포했으며, 이번에 발간된 총서도 이달부터 전국 시립도서관과 작은도서관에 순차적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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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욱 ssw7912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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