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北 잠수함기지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공격원잠’ 필요”

‘대권 도전’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북핵 위협 해결책은

전략핵잠보다 주변국 경계 낮아

SSN 보유하면 핵연료 농축 가능

美 방위비 압박 등에 ‘플랜B’ 될 것

‘트럼프 스톰’ 전망은

고율관세 지속 땐 美산업 ‘부메랑’

서른여섯 이준석 인맥은 실무급

마흔살의 ‘하버드 파워’는 다를 것

‘갈라치기’ 비판은

기득권 지키려고 하는 자들의 논리

현 시국 ‘능력주의 정치’ 가장 필요

좋게좋게 문제 덮고가면 곪아터져

조기 대선이 가시화하면서 ‘퍼스트 펭귄’을 자처하며 출마를 선언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북한의 핵 위협을 막기 위한 해결책으로 ‘공격 원자력 잠수함(공격원잠·SSN)’ 도입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북한이 잠수함으로 대한민국 후방을 공격하는 것을 막으려면,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원자력 잠수함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략 핵미사일을 탑재하는 ‘전략 원자력 잠수함(전력핵잠·SSBN)’이 아닌, 어뢰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공격원잠’을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SSN은 북한의 잠수함 기지를 실시간 감시하고, 필요할 경우 즉각 대응할 수 있어 실효성이 크다는 게 이 의원의 분석이다.

그는 또한 중국 등 주변국이 한국의 핵무장을 경계하는 만큼, 전략핵잠이 아니라 공격원잠을 선택하면 반발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도입하려면 핵연료 농축이 필요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필수적이다. 이에 이 의원은 “미국과 협정을 개정해야 한다”며 외교적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정치철학인 ‘능력주의’가 현재의 한국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지금 대한민국은 ‘갓’ 쓰고 ‘선비’처럼 돌아다닐 여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갈라치기와 혐오정치를 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그 비판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언어라는 걸 대한민국이 알아가기 시작하고 있다”고 적극 반박했다. 이 의원은 “본인이 가장 실패했다고 생각한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꼽았다. 그는 “기계적 중립과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당 대표가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었다”며 ”그게 대한민국에 ‘이런 상황‘을 발생시켰다. 저보고 대선 후보를 고르라면 그렇게 안 골랐겠지만은 결정적인 순간에는 당원들한테 경고했어야 되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아쉬워했다. 인터뷰는 한 시간가량 다양한 주제를 자유롭게 대화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20대 대선과 달리 지금은 소수정당 대표라 한계가 있는데.

“대한민국의 선거는 2018년쯤부터 완벽하게 미디어 선거와 온라인 선거로 바뀌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할 때도 조직선거나 직능 선거를 안 했다. 그래도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내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지상파 방송국들이 유튜브 채널에 맥을 못 추는 것처럼 이미 시대는 바뀌었다.”

―핵보유나 핵 자체 개발에 대한 입장은.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탑재하는 전략원잠이 아니라 공격원잠을 획득하자는 거다. 공격원잠을 보유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핵연료 농축이 가능한 상태라는 것이고, 유사시 핵개발 기간을 3개월 이내로 단축할 상태까지 가는 셈이다. 미국이 만약에 핵 우산이나 핵 억지력을 대신 제공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가거나 주한미군의 감축 또는 철군 가능성까지 얘기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조건으로 걸어야 되는 상황이 된다.”

―미국이 한국에 공격원잠을 허용하면 일본도 허용을 요구할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우리가 얻으면 일본이 얻을 가능성이 있다라는 것 때문에 우리가 안 얻겠다고 하는 거는 큰 우(憂)다. 일본이 얻으면 안 되니까 우리도 유보하자라고 하는 건 우리 안보의 구멍이다. 일본 안보의 구멍이 아니라 그런 식의 어떤 협상을 하면 큰일 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북중러’의 위협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판단해야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대한 대비는.

“관세가 장기간 고율로 지속되면 말 그대로 상대국에 대한 어떤 봉쇄 효과보다는 자국의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순간이 온다. 이제 미국이 실제로 경험하게 될 위협이다. 지금 미국의 특히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자의 복리후생 자체가 저하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 정책을 장기간 지속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미국 하버드대 출신 정치인인데.

“월스트리트나 워싱턴 정가에서 ‘하버드 파워’는 대한민국을 위해 썼을 때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예전에 미국이 이승만 전 대통령을 인정해 준 건 프린스턴대학교 박사 졸업을 할 만큼 미국 문화를 잘 아는 사람이었다라는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미국의 사고를 이해하고 ‘미국과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이다’는 인식이 무척 강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제가 가진 인맥과 갖고 있는 미국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그것을 다 써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쓸 준비가 돼 있다.”

―국민의힘 대표 시절 구축한 여권 인맥 활용을 못 하는 이유는.

“‘서른여섯’의 이준석과 ‘마흔’의 이준석은 다르다. 서른여섯의 이준석은 역설적으로 하버드의 인맥이나 친구들 중에서 가장 위치가 높았다. 그때까지는 아직 실무진 레벨이었다.”

―국내 유력 정치인과 충돌이 잦다.

“사실 좋게좋게 하면 안 되냐, 그게 기존 정치인들이 문제를 덮고 가는 방식이다. 그건 나중에 곪아서 터진다. 저는 문제가 커지기 전에 해결해야 된다는 입장을 항상 가지고 임한다.”

―먼저 감정다툼을 해소해야 또 다른 정치적 모색도 할 수 있지 않나?

“제가 경험적으로 말씀드리면, 기본적으로 제가 상대했던 사람들은 저보다 평균적으로 스무살 이상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었다. 그러면 저를 깔보고 시작하는 게 강하다. 그런데 사실 저보다 정치적 실적이 많은 건 아니다. 거기서 그들은 그들의 문법으로 이끌려고 하니까 충돌이 생기는 거다. 저는 실력주의를 이야기하고 ‘판’을 바꾸자고 한다. 과거의 문화에 따라서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가는 건 조직을 굳이 새로 할 이유가 없는 거다. 제 조직은 능력주의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저와 오래 했다, 아니면 제 옆에 오래 있었다고 해서 이런 걸 제가 우대하는 순간 무너진다. 단언하는데 개혁신당이 차려진 뒤에 저와 원래 관계가 없다가 함께하게 되신 분이 훨씬 많다. 지금 저를 험담하고 다니는 사람들 99.9%는 저한테 자리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한 사람들이다.”

―능력주의 정치가 다원성 정치와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내가 여자니까 한자리 주세요. 내가 장애인이니까 한자리 주세요. 이거는 말 그대로 꽃밭을 모으는 거다. 제 생각엔 정치의 다원성을 하나도 증진 못 시키는 거라고 본다. 예를 들어 각 당에서 선거 때만 되면 비례로 장애인 한 명은 넣곤 하는데 그분들이 재선하는 경우를 못 봤다. 장애인과 관련된 현안을 장애인 비례대표들에게 준다. 그런데 그분은 제일 정치력이 약한 분이다. 절대 해결이 안 된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300명 중에 꽃밭처럼 하나씩 모으는 게 대한민국 목표냐 아니면 장애인과 소수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목표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저는 대부분의 장애인은 후자를 원할 거라고 생각한다. 제가 항상 ‘꽃밭만들기’(단순 대표성 배분 정치)로 표현하는 그런 다원성이라는 것은 소수자의 정체성을 많이 확보하는 것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교육 봉사를 많이 한다. 본인의 정치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교육봉사는 제게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끼쳤다. 예를 들어 서울에 좋은 대학교 다니다가 관료 돼가지고 차관쯤 하고 나와서 국민의힘 의원이 된 대다수 분들 중 저소득층 중학생을 많이 만나본 분이 있었을까? 제가 정치하기 전에 했던 일이 저소득층 중학생한테 수학을 가르치는 거였다. 그 친구들이 ‘공부로 승부하자’라는 얘기를 제가 수없이 들었을 때 그게 무슨 의미인지 대충 알 것 같았다. 지금 어느 순간 가진 것이 장점인 사회가 되면서 ‘내가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도 갈 수 없는 다른 리그가 있네’라는 생각이 (확산되는 게) 가장 마음이 아프다. 내가 절대 뛰어넘을 수 있는 뭔가가 있다고 인식하는 순간 (그 학생들의) 의지 자체가 꺾여버린다. 저는 대한민국이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