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0주년 특집> 기술로 활로 창출 현장-농업회사법인 밀크마이스터

2025-10-17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고품질 우유생산으로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해 온 국내 낙농산업은 우유소비 감소, 생산비 증가로 인한 수익성 악화, 환경규제 강화 등의 악재 속에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농업회사법인 밀크마이스터는 목장형유가공에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 안성지역 5개 목장이 뭉쳐 설립한 밀크마이스터는 ‘젤라또’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회사로 차별화된 맛과 품질로 국산우유의 가치와 경쟁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단순한 유가공품을 넘어 안성을 대표하는 관광 먹거리로 거듭나기 위한 도약을 준비하는 밀크마이스터 조원일 대표를 만나 생존의 갈림길에서 발견한 가능성이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우유소비 감소·생산비 상승·환경규제 삼중고에 낙농기반 위태

안성 5개 목장 의기투합, ‘밀크마이스터’ 젤라또 브랜드 탄생

고급화·저지유 전략으로 차별화…지역 대표 먹거리 도약 채비

원유생산만으론 위기…목장형유가공으로 극복

낙농가 아버지 밑에서 일손을 도왔던 자립A목장 조원일 대표는 한경대학교서 축산을 전공한 후 낙농업에 뛰어들었다.

목장을 한지 벌써 30년. 그가 진로를 선택할 당시 낙농업은 상당히 수익이 좋은 산업이었다. 우리나라에 3명 밖에 없는 낙농 마이스터이자, 부산물을 활용한 발효사료 생산 및 급여 등 목장 경쟁력 강화에 나서며 선도농가로서 이름을 알린 조 대표이지만, FTA 체결, 영유아수 감소, 생산비의 지속적인 상승, 질병 문제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닥친 현실은 그에게도 심각한 위기로 다가왔다.

조 대표는 “여기에 더해 이상기후로 여름 평균기온상승과 겨울철 폭설 빈도 증가는 젖소에게 환경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해 원유생산량을 감소시켰고, 용도별차등가격제 도입으로 보유 쿼터 중 93.5% 이상은 유대를 100원을 받게 됐다. 젖을 짜도 적자가 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라며 “일반적인 생산만으론 낙농업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판단에 100원이 될 우유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자구책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6년 전부터 일본의 목장형유가공 사례를 찾아보고 벤치마킹을준비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조 대표는 2020년부터 안성시농업기술센터와 경기도농업기술원에 제안건의서와 계획서를 제출했고, 2024년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역활력화 작목 기반조성 사업’에 선정돼 2억원을 지원받았다. 또, 모자란 금액은 관내 뜻이 맞는 5곳의 목장(자립A목장, 보배목장, 형규목장, 상갈목장, 내방목장)이 출자를 해서 지난해 12월 농업회사법인 밀크마이스터를 설립하고 안성시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으로 ‘G.Lattiero(그라띠에로)’라는 젤라또 브랜드를 런칭하게 됐다.

‘젤라또’ 전략적 선택

이탈리아 전통 아이스크림 젤라또는 일반적인 아이스크림과 비교해서 공기 함유량이 35% 미만으로 적고, 밀도가 높아 진한 맛이 특징이다.

특히, 밀크마이스터의 그라띠에로 젤라또는 2시간 이내 착유한 무항생제 1A등급 목장원유를 사용해 우유의 고소함을 온전히 느낄 수 있으며, 100% 천연원료를 사용해 풍미가 청량하다.

또, 목장 HACCP 및 식약처 안전인증을 취득했으며 대체당을 사용해 혈당관리까지 가능한 안심하고 즐길수 있는 먹거리라는 것이 강점이다.

그렇다면 밀크마이스터가 다양한 유제품 중에 젤라또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조 대표는 “치즈는 사용되는 원유량이 많고 호불호도 많이 갈린다. 요거트는 다른 목장형유가공에서 이미 많이 출시되고 있고, 우유는 판매에 절차가 까다고 유통기한이 짧다. 목장형유가공은 소규모이기 때문에 판매가 안되고 폐기되는 물량이 많으면 비용적인 면에서 부담이 많이 된다. 그렇지만 아이스크림은 유통기한이 길어 로스가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국내고급 아이스크림의 경우 수입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고급 목장형 아이스크림으로 차별화를 둘 수 있는 것이 바로 젤라또였다”고 설명했다.

낙농 외길을 걸었던 만큼 만족스러운 퀄리티의 제품을 생산하는데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칠 수 밖에 없었다 .

그는 “지난 5년동안 매년 젤라또 제조 강의를 들었고, 지난해엔 실제 제조 실습 강의도 수료했다. 젤라또는 원료의 배합비를 얼마나 잘짜느냐가 중요한데, 쫀득한 식감을 위해 당, 지방함량, 안정제 비율을 끓임 없이 수정하고 보완한 끝에 상품화에 성공할 수 있었으며, 현재 피오르디라떼, 딸기, 커피, 흑임자, 피스타치오, 요거트, 초코 등 7가지 맛을 출시했다”고 했다.

이어, “기업에서 유가공을 할때엔 균질화가 된 우유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단백질, 지방구조가 깨져 우유의 맛이 변하게 되지만, 우리 제품은 목장에서 갓 착유한 우유를 살균과정만 거쳐 사용하기 때문에 우유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또 여러 목장의 우유를 집유해서 사용하는 기업의 경우 무항생제를 강조하기 어렵지만 우리는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단일 목장에서 생산한 우유를 사용해 목장형유가공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20~30세대는 자신이 가치가 있다고 판단이 되면 아낌없이 소비를 하는 세대다.

이에 맞춰 조 대표도 제품의 고급화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조 대표는 “현재 목장에 저지종 3두를 착유하고 있는데, 올해 말엔 착유우가 6두로 늘어난다. 시험삼아 저

지유로 유제품을 만들어본 결과 일반우유로 만든 제품보다 풍미가 휠씬 좋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하반

기엔 저지유를 사용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젤라또를 생산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지역 대표 먹거리로 상생 꿈꿔

밀크마이스터의 그라띠에로 젤라또는 현재 제품 시판준비를 마치고 유통망확대에 나서고 있다.

조 대표는 “잘 만든 제품이라도 소비자가 찾아주지 않는다면 소용없다.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유통, 마케

팅이 어려운 점이다. 다행히 시와 도에서도 많은 도움을 줘서 지역행사 등에 부스를 배정해주는 등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조원가를 고려했을 때 테스트 삼아5~6천원에 판매를 해봤는데, 이탈리아 현지에서 먹은 것 보다 맛있다는 등 행사기간 동안 계속 구매하러 오는 소비자들까지 현장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며 “앞으로 한 3년 동안은 투자를 통해 자리잡는 시간이 될 것이다. 현재 네이버 스토어에 입점해 온라인 판매망도 구축했으며, 지역 내 카페와 곤충테마파크로 납품을 하고 있으며, 골프장, 제2경부고속도로 고삼휴게소 로컬매장에 입점 논의 중이다. 이외에도 호텔 등에서도 제의가 들어오고 있어, 유통망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또, “생산량은 이제 시작단계로 현재 자립A목장의 원유만 사용해 일평균 60리터 원유로 750개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향후 사업 규모가 커지면 사업을 함께 하고 있는 나머지 목장들의 원유도 제품생산에 투입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보려 한다”고 했다.

조 대표는 밀크마이스터의 젤라또가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거듭나, 지역사회 발전에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의 경우 목장형 소프트아이스크림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으며,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아 관광사업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안성에는 쌀, 인삼, 포도, 배, 한우 등 특산품이 있지만, 낙농업 또한 시군단위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안성 특산품을 원료로 한 젤라또가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 관광자원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낙농산업이 기피산업이 아닌 지역과 상생하는 산업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목장형유가공이 발전한 일본처럼 목장이 자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 선 아직 국내 낙농산업이 80~90년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소비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음용유 소비는 줄고, 유가공품 수요가 계속 늘어나면서 낙농업은 양적성장 한계에 부딪혔다. 해법은 ‘질’ 중심의 고급화고, 이에 맞춘 정책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또, 농가들에게 행정의 지원이 필수인데도, ‘농’자가 들어가는 기관의 예산이 다른 분야보다 적다. 필요한 사업에는 충분한 예산지원으로 성과를 확실히 낼 수 있도록 농업의 특성을 이해한 행정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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