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잡으려다
휘청거린다
잠시 멈추고 하늘을 봐
구름이 탄식하는 소리
바람이 속삭이는 소리
시냇물이 노래하는 소리
마음 문 열고
가만히 하늘의 소리 들어 봐
산다는 것
그냥
순리 따라 섭리 따라
바람결처럼 바람처럼
△ 곱디고운 시인의 자태가 스며든 시가 스산했던 마음으로 맑은 시냇물이 씻겨 준다. 마음이 얼마나 고요해야 ‘구름이 탄식하는 소리’가 들릴까. 자연과 소통하는 화자는 한 마리 새처럼 날개를 바람의 속도에 맞추며 나를 것이다. 가장 슬프고 고통을 견디어 내는 신음이 곧 노래하는 시냇물 소리였을 것이다. 마음이 천사여서 화자는 하늘의 소리를 순종하며, 끄덕이며, 저항하지 않을 것이다. 무릎을 꿇으며 두 손 모아 뜨거운 자비를 바람결과 물결에 띄울 것이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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