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둥이로 태어났다면 별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폐 기능이 저하될 수 있어 정기적으로 호흡기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호흡기알레르기과 김경원 교수, 신생아과 신정은 교수,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정지예 교수 연구팀은 이른둥이 출생 후 폐 건강 추이를 장기 추적한 연구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공식학술지에 게재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른둥이로 구성된 코호트 중 2005년 이후 출생해 학령기에 진입한 150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임신 주수 37주 이전에 태어난 신생아를 일컫는 이른둥이는 생후 미성숙한 폐로 호흡을 시작해 폐 계면활성제 투여, 인공호흡기 치료를 비롯한 다양한 집중치료를 받는다. 일부는 기관지폐이형성증이라는 폐 질환을 진단받기도 한다. 최근 결혼과 임신이 늦어지는 사회적 흐름에 따라 인공수정 등 난임시술이 늘면서 쌍둥이를 포함한 다태아 임신과 고위험 산모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른둥이로 태어나는 신생아도 늘어 전체 출생아의 10% 가깝게 늘었다.
연구진의 분석 결과, 기관지폐이형성증이 심했던 이른둥이는 성장 과정에서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게 됐더라도 폐 기능이 저하될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생 직후 기관지폐이형성증 정도가 가벼웠던 집단과 비교했을 때 중증이었던 집단은 성장 후에도 폐활량 검사에서 1초 동안 내쉴 수 있는 숨의 양을 나타내는 ‘강제호기량’과 최대한 들이마신 공기를 힘껏 내뱉은 공기의 양인 ‘강제폐활량’ 등의 지표에서 모두 더 낮은 점수를 받았다. 상태가 중증이었을수록 호흡하는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며 호흡기의 구조적인 이상도 더욱 심각하게 나타났다. 특히 태아기에 양수 과소증이 있었거나 인공호흡기 치료가 장기간 필요했던 경우 폐 기능이 크게 저하될 위험이 컸다.
연구진은 미성숙한 폐를 가지고 태어난 이른둥이가 중·장년기에 이르기까지 만성폐쇄성폐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만성 호흡기 질환을 겪을 위험이 비교적 높으므로 조기부터 호흡기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경원 교수는 “이른둥이 출생자는 성장 과정에서 계속해서 폐 성장이 평균보다 더딘 경우가 많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을 수 있다”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폐 건강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