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한의 골다공증 환자 진료 협진 ‘눈길’

2025-01-22

“치과의사와 한의사가 함께하면 골다공증 등 고위험 환자의 임플란트 시술도 더 이상 해결하기 힘든 과제가 아닙니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골다공증 등 고위험 환자의 치과 치료가 적잖은 난관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를 치과의사와 한의사의 협진을 통해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주목된다. 김종걸 원장(킴스치과의원)과 황만기 원장(황만기키본한의원)이 만들어가는 협진 모델이다.

골다공증 환자에게 발치나 임플란트와 같은 치과 치료는 특히 어렵다.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 계열 약물은 골밀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장기 복용 시 턱뼈 괴사나 골유합(osseointegration) 실패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치료에 앞서 약물을 중단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뼈가 약해져 고관절 골절 등 새로운 위험이 발생하는 딜레마도 있다.

김종걸 원장은 “임플란트 초기 고정이 잘 된 환자가 5~6개월 후에 보철을 올리기로 하고 내원했는데 골 유합이 이뤄지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며 “임플란트 시술 당시에는 골다공증 약을 투여 안 했지만 이후 재개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런 경우 한의학적 접근으로 보완책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두 원장의 협진 모델은 치과 임플란트 시술에 앞서 환자의 병력을 조사하고, 골다공증 약물 복용 여부를 확인하는 데서 출발한다. 약물 휴지기(drug holiday) 동안 환자가 불안감을 느끼거나 부작용이 우려될 경우 한의원으로 전원, 맞춤형 한약을 처방하고 뼈 유합을 촉진해 체력을 보강한다. 이어 치과에서는 임플란트 식립 등 주요 시술을 진행하고, 한의원에서는 환자의 건강 회복을 돕는다. 이후에도 양측 의료진이 환자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과정을 거친다.

특히 황만기 원장이 개발한 특허 한약 ‘접골탕’은 이번 협진 모델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기존 골다공증 양약이 주로 파골세포 억제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과 달리, 파골세포 억제와 조골세포 활성화를 병행해 뼈 균형을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황만기 원장은 “한의학이 과거 경험적 학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현대 한의학은 근거 기반 의학(Evidence-Based Medicine)을 통해 과학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제 학술지에 게재된 문헌 고찰 연구에서는 한약 처방이 골다공증 양약과 비교해 골밀도를 유의미하게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한 바 있다.

특히 일본 사례는 협진 모델의 가능성을 잘 보여준다. 일본에서는 의사가 양약과 한약을 병행 처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 치과와 한방 치료의 협진이 보편화돼 있다는 설명이다. 황 원장은 “우리나라도 관련 연구를 활성화하고 제도적 지원을 통해 치의학과 한의학 간 융합을 촉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두 원장은 협진 모델이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성공적으로 정착된다면 고위험 환자의 치과 치료에 새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협진 모델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 의료진과 환자의 인식 개선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한의학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열린 자세로 접근한다면, 더 나은 치료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황 원장은 “한의학의 개인 맞춤형 처방이 치과 치료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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