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앞세워 병명 예측·치과 추천 ‘공룡 포털’ 행보 우려

2024-10-02

“고객님의 예상 가능한 병명은 ‘치주농양’, ‘침샘 결석증’, ‘루드비히 협심증’ 등입니다. 지도에서 가까운 치과를 찾아보세요.”

이른바 ‘공룡’으로 묘사되는 온라인 플랫폼의 헬스케어 시장 침투 행보가 심상찮다. 이제 인공지능(AI)을 앞세워 환자의 질환을 예측하고 인근 의료시설까지 소개하는 서비스까지 시범사업에 돌입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플랫폼 네이버(NAVER)는 최근 AI 기반 개인용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네이버케어’의 베타서비스(사전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케어는 네이버가 추진하는 AI 활용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사업이다. 환자가 나이, 성별, 발현 기간, 증상 등에 관한 설문에 응답하면 AI가 병명을 예측하고, 지도상 가까운 의료기관 정보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입이 아프다’는 증세를 입력하면 ‘궤양이 생김(구내염처럼 헐었음)’, ‘혹이나 종양이 생김’, ‘해당사항 없음’ 등의 설문이 시작된다. 이에 응답하면 ‘최근에 입에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나’, ‘입안 이외의 장소에도 문제가 있나’ 등의 질문이 이어진다. 응답을 모두 마치면 관련 질환을 열거하고, 지도와 연계해 사용자의 위치와 가까운 의료기관을 제시한다. 이때 가장 먼저 노출되는 의료기관은 네이버와 광고 제휴를 맺은 기관이다.

# 개원가 광고 제휴 부추겨 ‘부정적’

이에 대해 네이버케어는 “제시되는 정보는 잠정적인 가능성의 참고용으로 제공되는 것이며, 의학적 조언, 진단, 치료, 예방 등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해당 서비스는 의사나 기타 의료전문가를 대신할 수 없다”고 정보 제공 전 주의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 정보 제공일지라도 치과 등 의료계의 우려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국내 최대 정보 제공 플랫폼인 만큼 대중 신뢰도와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반응이다.

이에 더해 개원가에서는 지도와 연계하는 서비스 형태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지도 광고의 경우, 개원가 광고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여러 차례 지적을 받은 바 있다.

AI의 의료 시장 도입 자체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AI의 의료 접목은 데이터 보호나 정확성, 윤리성 등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세계치과의사연맹(FDI)도 지난 9월 총회에서 AI 도입에 관한 논의를 펼치는 등 국제 사회에서도 아직 AI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자본 시장의 의료 시장 진출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크다. 더욱이 해당 서비스의 경우 예약부터 진료, 사후 관리에 관한 서비스까지 확장될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나오고 있어, 더욱 큰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서울의 한 치과 원장은 “이제 의료 시장에서 AI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AI를 위시한 기업의 침투를 방치해서도 안 된다. 민간 영리 기업의 의료 플랫폼 서비스로 인한 문제가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는 만큼 필요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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