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인 척 임상 블로그까지 운영…마케팅계 ‘점입가경’

2024-10-02

최근 심의받지 않은 광고, 허위 과장 광고, 대가성 댓글·리뷰 아르바이트 등 불법적인 치과 마케팅이 활개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임상 관련 게시물까지 마케팅 업계가 대신 작성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병원 마케팅 업계 종사자는 “병원에서 운영하는 블로그 중 상당 부분은 대행사가 운영·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곳에 올라오는 임상 케이스 역시 마케팅 대행사가 쓰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털어놨다.

특히 이 같은 행위는 블로그를 원장이 직접 운영하지 않고 홍보 업체에서 개설·관리하는 경우 또는 홍보 담당자 개인이 자신이 담당하는 병원의 블로그를 별도로 개설·운영하는 경우에서 자주 벌어지는 일이다.

마케팅 업계에서는 임상 케이스 글에 원장이 직접 작성했다는 문구를 강조하는 글들은 대부분 업체에서 작성한 글일 수 있다고 말할 정도다. 이는 의료진과 환자 간 신뢰를 쌓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시작된 임상 케이스 리뷰가 홍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걸 시사하는 예다.

심지어 이들은 치과로부터 임상 사진만 받은 뒤 이를 Chat GPT와 같은 AI를 통해 원고를 작성하거나 검색을 통해 유사한 임상 케이스를 찾아 짜깁기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치과계 내부에서는 이 같은 행위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법률 전문가는 전문 지식이 없는 홍보업자가 치과의사인 척 이 같은 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의료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고 설명했다.

법률 전문가는 특히 “의료기관 개설자, 의료기관의 장 또는 의료인만이 의료에 관한 광고를 하도록 규정한 의료법 제56조를 위반하는 것이자, 홍보를 통해 환자를 유인하고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처벌받을 수 있다”며 “또 치과의사인 척 글을 게재했다면 사기죄, 허위사실 유포, 명의도용 등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거대 포털에서 위법성이 의심되는 블로그나 이에 게재된 글을 검열하고 있고, 신고받아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사실상 근본적인 해결책으로서의 기능은 저조하다는 것이 치과계 내부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임상 관련 게시물에 대한 포털 사이트의 가이드라인 제정과 함께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행위에 있어 처벌 기준도 더 명확해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개원의는 “블로그에 엉터리 임상 케이스를 올리면서 병원을 홍보하는 글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치과의사가 직접 작성하는 임상 리뷰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전문가가 작성하지 않은 정보들은 환자에게 분명 큰 피해를 줄 것이다. 그 심각성을 알고 관련된 단속이나 규정이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치과 관련 임상 게시물이 가장 많이 업로드되고 있는 N 포털의 경우 불법·홍보·음란·청소년 유해 관련 게시글에 대해 신고할 수 있다. 신고 방법은 문제가 된다고 판단되는 게시글 제목 아래 있는 ‘더보기(⋮)’를 클릭, 신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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