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범보다 질 나쁜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위선…스스로 물러나야 [데스크 칼럼]

檢, '주식 미공개 정보 이용' LG家 장녀 부부 불구속 기소

자본법 위반…부당이득 취득 혐의

'LG 의인상' 의미, 부정·부도덕·탐욕으로 흡집

LG복지재단 대표로 적절치 않아…스스로 물러나야

LG의인상 시상자가 '한탕' 욕망에 눈이 멀었다니….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의 장녀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남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혐의로 23일 불구속기소 됐다. 이들 부부는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오 업체 A사의 유상증자 관련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실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공준혁)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구 대표는 투자회사 대표인 남편으로부터 한 코스닥 상장 바이오 업체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미공개 중요 정보를 제공받고 이를 이용해 해당 업체의 주식 3만주를 매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 바이오 업체는 외국계 투자회사로부터 500억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발표를 한 뒤 주가가 급등했는데, 투자한 업체가 윤 대표의 회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주당 1만8000원 수준이던 이 회사 주가는 16% 넘게 급등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해 증권을 매매·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직무와 관련해 미공개 중요 정보를 알게 된 사람과 그에게서 정보를 받은 사람 모두 처벌한다.

이쯤되면 구 대표는 LG복지재단에서 자진 사퇴하고 떠나는 것이 도리다. 모르쇠로 버티거나, 뒤로는 온갖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공익재단이므로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투로 발뺌하는 것은 이제 더는 먹혀들지 않을 상황이 됐다. 공익재단 대표에게 청렴·윤리는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최우선 가치다.

무엇보다 LG복지재단은 "기업이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의미의 'LG 의인상'을 제정해 시상하는 곳이다. 그동안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소방관, 해양경찰, 경찰, 군인 등 '제복 의인'부터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크레인·굴착기·사다리차 기사, 서비스센터 엔지니어, 환경미화원 등을 찾아 의인상을 수여해 왔다.

재단 대표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불려 다니는데 상의 권위가 세워지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LG 의인상은 권위만이 아니라, 상을 주는 구성원과 조직의 정통성도 중요하다. 지금의 과정만 보더라도 구 대표는 LG 의인상 시상자로 존경받긴 틀렸다.

구 대표가 물러난다고 해서 LG 의인상이 예전 같은 권위를 되찾을 수 있을지 단언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그마저도 못한다면 국민은 그냥 지켜만 보지는 않을 것이다. 구 대표가 우리 사회의 의인을 뽑고 시상하는 것 자체가 우리 국민에 대한 우롱이다.

구 대표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윤관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 윤 대표는 주식 부정거래는 물론, 가짜 과테말라 국적으로 시작한 역외 탈세와 병역기피 의혹, 유명 연예인 아내와의 구설에 대해 당장 사실 그대로 정직하고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어차피 시간문제일 뿐 논란을 피해갈 수 없는 쟁점이다. 묵묵부답만이 능사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