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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이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이르면 이달부터 현대차(005380) 협력사에 0%대 대출을 해준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KB국민은행을 상생기금 협력 사업 파트너사로 선정하고 협력사 대출에 우대금리를 적용해주기로 했다. 두 회사는 조만간 공식 업무협약(MOU)을 맺고 대출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KB국민에 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협력사 대출이자 지원펀드(가칭)’에 예치한다. 은행은 여기서 나오는 이자 재원을 대출금리 인하에 쓰게 된다.
대상은 현대차 1~3차 협력사다. 1차 협력사는 회사당 최대 50억 원, 2~3차는 최대 20억 원을 빌려줄 예정이다. 예치기금 이자분을 활용해 약 3%포인트의 대출금리가 낮아지는데 KB국민은행의 자체 금리 우대 1~2%포인트가량이 더해져 상당수 협력사가 1% 미만의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일부 협력사에는 무이자 대출을 해준다.
국민은행은 현대차와 첫 상생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 50억 원 특별출연과 이자 재원 이외 우대금리 제공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KB국민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향후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KB뱅크 인도네시아를 통해 2022년부터 현대차와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에서 현대차를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KB뱅크가 자동차 대출을 제공하는 형태다. 외신 등에 따르면 KB뱅크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약 1900억 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다.
한편 IBK기업은행과 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경쟁사들은 이미 현대차와 비슷한 형태의 협력사 대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신한·하나은행과 조성한 2000억 원 규모의 대출이자 지원 펀드를 통해 1~2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금리 3%포인트를 인하해 제공하고 있다. 우리·신한은행과 조성한 1723억 원 규모의 2~3차사 전용펀드를 통해서는 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행과는 935억 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1~2차 협력사에 1.3%포인트 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1월 말 기준 세 펀드의 잔여금은 총 119억 원으로 대부분 소진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