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버리히어로 실적을 보니, 배민의 위기가 보인다

2025-04-29

배달의민족 위기론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나쁘지 않았지만, 최근 거래액이 줄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됐다. 와우 멤버십을 앞세운 쿠팡이츠에 점유율을 조금씩 내준 결과로 풀이된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는 최근 2025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거래액 성장세 부진의 배경으로 한국 시장을 언급했다. 한국 시장은 DH 전체 매출의 20% 가까이 될 정도로 영향력이 큰 시장이다.

특히 올해 1분기 아시아 사업의 GMV는 전년 동기 대비 8%(고정환율 기준) 감소한 54억유로(한화 약 8조8400억원)를 기록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아시아에서 ▲배달의민족 ▲푸드판다 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DH의 아시아 시장 내 배민이 차지하는 비중은 60~70%에 이른다.

DH 경영진은 전체 GMV 성장의 부진 이유로 한국을 꼽았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DH CEO는 “한국 외 지역에서 고정환율 기준 GMV가 22% 증가했다”고 했다. 한국 시장을 포함한 DH의 올해 1분기 GMV는 전년 대비 9% 성장한 124억유로(한화 약 20조3000억원)다. 그는 한국 시장의 경우 기저 효과가 워낙 크다고 전했다. 지난해 좋은 실적으로 인해 올해 성장이 어렵다는 뜻으로 들린다.

실제로 업계에서도 배민의 성장세가 최근 크게 둔화됐다고 보고 있다. 쿠팡이츠가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자에게 무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많은 이용자가 쿠팡이츠를 열기 시작했다.

올해 이용자 지표도 두 달 연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배민의 올해 1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2289만명으로 전월 대비 2.1% 늘었으나, 2월에는 1.4%, 3월에는 0.8% 감소했다. 반면 쿠팡이츠의 올 1월 MAU는 전월 대비 2.9% 증가한 이후 2월에는 2.6%, 3월에는 0.1% 늘어났다.

또 이번 실적 발표에서 눈여겨 볼 점은 배민의 전체 주문 중 배민클럽 이용자로부터 나오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는 부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배민 내 전체 음식 주문 수 중 40% 이상이 회사의 구독 멤버십 ‘배민클럽’ 이용자로부터 나온다.DH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자체 배송 서비스 점유율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을 언급했다. 배달의민족은 자체배달인 배민배달과 가게 배달 서비스를 한 화면으로 통합하는 중이다.

마리 앤 팝 DH CFO는 배민의 실적에 대해 “지난 몇 달 동안 고객 경험, 물류 품질, 구독 및 운영 분야에서 이미 많은 변화를 구현했다”며 “마켓플레이스와 자체 배송 서비스를 한곳에 통합하는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완벽하게 구현해 사용자 경험이 향상되었고, 자체 배송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돼 2025년 1분기 자체 배송 서비스 점유율이 크게 증가했다”고 했다. 또자체 배달 증가에 따라 수익도 늘어나고 있다고 DH 경영진은 강조했다.

배민클럽 구독자 중 유료고객 비중도 상당하게 늘어났다. DH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배민클럽 구독자 중 87%가 유료고객으로 전환됐다. 배민은 지난해 9월 11일부터 배민클럽을 유료화했다.

배민클럽은 배민의 유료 구독 멤버십이다. 이용자가 월 3990원을 내면, 자체 배달인 배민배달 배달비를 무료 혹은 할인 받아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퀵커머스 서비스 ‘배민B마트’ 일정 주문액 이상 배달비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한다.

배민 관계자는 거래액 역신장에 대해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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