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리아 베트남이 지난해 1260억동 순손실을 기록했다. 3년 연속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서, 베트남 내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롯데리아 베트남은 2023년 1260억 동(한화 약 6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현지 매체가 26일 보도했다. 순손실은 전년 대비 23% 늘었다. 2021년 이후 3년 연속 적자 폭이 확대된 것으로, 코로나19 이후 매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 외식 시장 전반의 경기 둔화도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기관 iPOS에 따르면, 올해 외식 기업의 34.3%가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14.3%는 매출이 20% 이상 감소했다. 인건비 상승과 원자재 가격 인상, 물류비 부담 증가도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그러나 롯데리아 베트남은 외부 환경 이상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소비자들은 롯데리아의 음식 품질, 가격, 서비스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현지 기사에는 "닭고기가 질기고, 감자는 맛이 없다", "가격은 비싸고 품질은 낮다"는 댓글이 다수 올라왔다. 일부 소비자는 "롯데리아보다 KFC, 졸리비, 맥도날드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가격 경쟁력도 도마에 올랐다. 베트남에서는 2만3만 동이면 한 끼 식사가 가능하지만, 롯데리아 제품 가격은 6만10만 동 수준이다.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에 만족도가 낮다"며 구매를 꺼리고 있다.
결제 시스템 오류, 매장 서비스 질 저하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일부 소비자는 "비자카드 결제가 안 된다", "직원 응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지역 매장은 영업이 유지되는 편이지만 전체적인 소비자 신뢰도는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 내 브랜드 입지 약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제품, 가격, 서비스 전반에 걸친 전면적 개선 없이는 실적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리아 베트남은 1998년 진출 이후 매장 수를 253개로 늘려왔지만, 최근 소비자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사업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박희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