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한국의 낮은 이들과 함께한 프랑스인, 노애미 수녀 선종

2025-04-15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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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한국의 낮은 자들을 위해 헌신한 프랑스 국적의 노애미 테라스 수녀가 지난 14일 선종했다. 향년 98세.

프랑스 동부 샴페인의 도시로 유명한 상파뉴가 고향인 노애미 수녀 종신서원을 한 이듬해인 1957년 3월 29일, 스물세살의 나이에 부산에 첫발을 디딘 뒤 부산지역 한센병 환자를 돌보는 일을 시작으로 대구의 안경공장과 양말공장에 다니며 가난한 노동자를 보살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 사회 곳곳을 돌며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와 희생정신을 몸소 실천해 온 그는 심장병 치료를 위해 2008년부터 수원 장안구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 평화의 모후원’에서 요양하며 지역 노인들과 함께했다. 또한 무리한 노동으로 10여년 휠체어로 생활하면서도 한국민에 대한 애정과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았다.

지난 2017년엔 노애미 수녀의 헌신을 기리고자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 등의 주관으로 헌정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다.

수녀의 선종에 지역사회와 프랑스 대사관 등에서는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주한 프랑스대사관은 이날 오전 누리집과 SNS 등을 통해 “재한 프랑스인 공동체 원로 노애미 뒤셴 수녀의 선종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1957년 3월 처음 한국에 도착했던 노에미 수녀는 향년 98세로 선종하셨다”라고 전했다.

2017년 수원시장 재임 시절 노애미 수녀의 사연을 접하고 요양원을 찾아가 직접 감사의 뜻을 표하고 헌정 전시회를 추진했던 염태영 국회의원은 고인이 모셔진 평화의 모후원 영안실의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그는 이어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수원시장 시절, 수녀님이 키가 커서 맞는 휠체어가 없어 힘들어 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휠체어를 맞춤형으로 제작해 드렸더니 그렇게 좋아하실 수가 없었다. 프랑스 본국의 조카 분들이 병약해지신 수녀님을 기꺼이 모시겠다고 해도 여기가 고향이라며 한사코 마다해 하셨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평생 낮은 이들을 위해 헌신해 온 그는 시신을 서울 성모병원에 기증하며 떠나는 순간까지 한국민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

빈소는 수원시 장안구 평화의 모후원 영안실, 장례미사 15일 오후 4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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