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고급 인재' 이동 흐름…미국에서 인도로

2025-01-08

미국이 신흥국의 고급 두뇌를 일방적으로 흡수하던 흐름이 최근 들어 바뀌며 신흥국으로의 인력 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강력한 반(反)이민 정책이 시행되면 이 같은 경향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일 닛케이아시아는 “신흥국이 첨단 인력의 공급원 역할을 하고 미국 등 선진국이 고연봉으로 인재를 흡수했던 ‘두뇌의 일방통행’ 흐름이 최근 들어 역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짚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남부에 거주 중인 슐레어스 미르지는 미국 플로리다공대에서 우주 분야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기업에 입사 지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외국인이 우주 기업에 취업하기에는 ‘안보의 벽’이 너무 높았던 탓이다. 때마침 인도가 인공위성의 발사 거점국으로서 위상이 높아지면서 인도로의 ‘유턴’을 택했다. 현재 우주의 파편 쓰레기를 추적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의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미르지는 “100만 달러(약 14억 5500만 원)를 준다고 해도 다시는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인도는 한때 첨단기술 연구자들의 해외 유출로 골머리를 앓았지만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강력한 기술 인재 육성 정책에 힘입어 가시적인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소형 위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의 아와이즈 아메드 대표는 “우수한 기술자나 과학자가 일하고 싶은 전도유망한 스타트업들이 인도에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으로 미국의 고급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화웨이 역시 인재를 직접 키우는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해 화웨이는 2027년까지 27개국에서 15만 명의 디지털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아마존·틱톡 등 전 세계 다국적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는 싱가포르도 높은 급여를 내세워 고급 인재들을 흡수하고 있다.

닛케이아시아는 “트럼프의 재선으로 미국은 이전보다 훨씬 폐쇄적인 사회가 되고 있다”며 트럼프 취임 이후 강력한 반이민 정책이 시행되면 미국의 인재들이 신흥국 등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고급 인재 유치 전략을 두고 트럼프 진영 내에서도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트럼프 진영에서는 전문 기술직 이민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비자(H-1B) 확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비자 발급이 축소될 경우 미국에서 H-1B 비자 보유자를 가장 많이 채용하는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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