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광주디자인비엔날레 8월30~11월2일
인류의 공존 '포용'으로 묻고 답하다
세계,삶,모빌리티,미래…배려와 연결의 디자인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오는 8월 말 광주광역시 북구 비엔날레전시관에서 개막하는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주요작품이 사전 공개됐다.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포용디자인(Inclusive Design)'을 주제로 8월 30일 개막해 11월 2일까지 열린다. '너라는 세계: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You, the World: How Design Embraces Humanity)라는 표어를 내건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디자인이 우리 주위 존재를 두루 인식하게 하는 방식이자, 다른 존재들을 품어주는 방법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본래 디자인의 가치는 인류가 지닌 공동의 문제에 주목하고, 이를 저마다의 방향으로 해석하고 새로운 걸 창출해내는데 있다.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특히 '포용디자인'을 중심으로,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가치가 얼마나 많은 차이를 안고 해석될 수 있는지 살피는데 목표를 두었다.
금년도 비엔날레의 커미셔너를 맡은 최수신 디자인총감독(미국 사바나 칼리지 오브 아트앤디자인,SCAD: Savannah College of Art and Design 학부장)은 "모든 사람이 편하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하는 포용디자인으로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너'라는 세계이자 무한한 세계의 만남과 공존이라는 것을 제시할 것"이라며 "특히 유럽, 미국 등지에서 태동하고 발전해온 유니버설 디자인과 인클루시브 디자인의 개념을 확장해 포용적인 사회를 만드는 역할로서의 디자인을 보여주는 데에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너라는 세계,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
이처럼 포용디자인을 슬로건으로 내건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세계', '삶', '모빌리티', '미래' 네가지 관점 아래 전시가 꾸며진다. 즉 디자인의 상호작용을 탐구하고 적용해온 세계 각국의 포용디자인 발전과 영향및 세계 디자인대학 학생들의 프로젝트(1전시관)와 일상의 차이를 변화시키고 연결하는 포용디자인을 보여주는 사례(2전시관), 이동약자를 넘어서 개인의 고유한 특성을 존중하는 모빌리티의 확장을 이끄는 디자인(3전시관), 인공지능 기술과 디자인이 만드는 미래에 다양한 포용적 가능성의 시각화(4전시관)를 각각 풀어낼 예정이다.
네 개의 전시관은 각각 세계, 삶, 모빌리티, 미래로 세분화하면서도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나 관점과 조우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전시될 주요작품은 다음과 같다.

1전시관=포용디자인과 세계(Inclusive World)
영국 왕립예술대학원 헬렌 함린 센터(Royal College of Art-The Helen Hamlyn Centre for Design)가 선보일 작품 '롤레이터(Rollater)'는 전동 스쿠터, 밸런스 보드의 요소를 결합한 최신 보행기기다. 기존 보행 보조기기의 기능은 강화하되 다양한 연령층이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형태의 안정감은 물론, 디자인 미감이 살짝 더해져 특정한 사용자에 국한되지 않는 범용적인 활용을 촉진하고 있다.
2전시관=포용디자인과 삶(Inclusive life)
스마트 디자인(Smart Design,미국)의 '옥소 굿그립 감자칼(Oxo GoodGrips Potato Peeler)'은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고안한 제품이다. 그러나 아내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쉽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주방도구로 잘 개발된 사례다. 감자칼 기능에 안정감 있는 그립감이 특징이다.

3전시관=포용디자인과 모빌리티(Inclusive Mobility)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볼륨스퀘어(Volume Square):특수 재난 대응 모바일 팝업(Pop-up) 병원'은 전쟁, 홍수, 화산폭발 같은 특수 재난상황에서 절실한 의료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계한 '이동형 팝업 병원'이다. 노약자, 장애인, 감염자, 고립자 등 모두가 배제되지 않고 안전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4전시관=포용디자인과 미래(Inclusive Future)
다니 클로드(Dani Clode)가 디자인한 '세 번째 엄지손가락(Third Thumb)'도 흥미롭다. 손에 추가로 장착하는 로봇 보조 엄지손가락으로, 사용자의 새끼손가락 아래에 부착하고 발가락 움직임으로 작동하는 센서를 통해 제어된다. 장애가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모든 사람에게 인체 기능을 확장하는 장치로 설계됐다. 영국 캠브리지대학교와의 협업 하에인간-기계 인터페이스(Interface)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과학연구로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통해 소개될 다양한 작품들은 디자인이 단순한 미감에 머물지 않고 사회와의 관계를 수용하고 재인식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전한다. 특수목적으로 특정한 대상을 위해 고안된 디자인은 결국 모두에게 의미있는 제안이자, 긍정적인 영향력으로 증폭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포용디자인의 선언과 대안
2025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는 주제를 되새기는 심포지엄과 실질적인 적용을 가늠하는 실험적인 프로젝트도 열린다. 8월 30일 열리는 '국제 심포지엄'은 포용디자인 전문가, 디자이너, 정책 입안자, 연구자들이 참가해 주제별 토론을 통해 동시대에 유효한 포용디자인의 전략과 역할을 논의할 계획이다. 심포지엄과 함께 디자인의 국제적 리더들이 선언할 '광주 포용디자인 매니페스토'는 세계의 디자이너들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포용 디자인의 가치를 재조명할 것으로 보인다.
포용디자인의 개념적 확장을 보여주는 프로젝트도 마련된다. 국내·외 디자인 대학생들이 제한된 시간 안에 디자인 활동을 펼치는 '72시간 포용디자인 챌린지'는 우리의 환경을 포용적 디자인 관점에서 해결해나가고 제품 디자인, 공공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인터랙션 디자인, 서비스 디자인 등의 다양한 형태로 창의적인 솔루션을 제안하게 된다.
포용디자인을 담는 도시가 될 광주와 밀접한 프로젝트도 추진되며, 그 결과물은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광주 도시철도 포용디자인 프로젝트'는 20년이 된 광주의 지하철을 연구사례로 삼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광주의 관문이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광주송정역에 광주, 전남·북, 제주지역 대학생 대상 디자이너 육성 전문교육프로그램인 코리아디자인멤버십 플러스(KDM+) 회원들과 포용디자인 적용을 시도했다.
프로젝트 팀은 광주송정역 이용객 분석과 편의시설의 필요성, 개선방안 수립을 위한 현장리서치를 마치고 콘셉트 도출과 디자인 시안을 완성했다. 노약자와 장애인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더욱 편리하고 쉽게 지하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들어 3전시관에 구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