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 남성 육아휴직 5년새 74% 증가..."경찰관도 아빠입니다"

2025-05-19

[동해=뉴스핌] 이형섭 기자 = 동해해양경찰서 소속 이원녕 경장이 육아휴직을 통해 아버지로서의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해양경찰 내 남성 육아휴직자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일과 가정의 균형을 찾아가는 변화의 한 단면이다.

이 경장은 지난해 11월부터 10월에 태어난 딸 주하를 돌보기 위해 육아휴직을 사용 중이다. 해군1함대 소속 부사관인 아내 강효선 상사와 함께 동시 육아휴직을 선택했다.

"육아가 더 어렵습니다. 집안일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경찰서에서 일할 때보다 덜 힘들 줄 알았는데 오산이었다"며 육아의 고충을 애둘렀다.

◇ 늘어나는 해양경찰 남성 육아휴직

최근 5년간 해양경찰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 해양경찰 전체 인원 중 약 4.5%가 육아휴직을 사용했고, 이 중 남성은 2.7% 수준이었다.

2024년에는 전체의 약 5.7%가 육아휴직을 사용하며, 남성 비율도 3.9%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자는 2020년 대비 약 74%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적인 육아휴직 증가 추세와도 맞물린다. 2023년 기준 전국 육아휴직급여 수급자 12만6000명 중 28%(3만5000명)가 남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육아휴직급여 수급자는 13만2695명으로, 전년 12만6069명 대비 5.3% 증가했다. 특히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급여 수급자는 2020년 1만4698명에서 지난해 2만6638명으로 무려 81.2%가 증가했다.

◇"아빠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다"

이원녕 경장은 "아이의 성장 과정을 하루하루 지켜볼 수 있다는 게 정말 큰 선물 같다"며 "예전에는 퇴근 후 잠깐만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기의 모든 순간을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혼자 육아휴직을 했으면 아내가 정말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지금은 함께 하니까 서로 기대고 도울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동해해양경찰서는 구성원들이 육아와 업무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제도 안내와 분위기 조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 경장은 "육아휴직을 결심할 때 동료들의 이해와 배려가 큰 힘이 됐다"며 감사를 전했다.

올해 10월 복직을 앞둔 이 경장은 "육아는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정말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만큼 배울 것도 많고 감동도 많다"며 "경찰이라는 직업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면, 지금은 제 아이와 가족의 삶을 지키고 있는 것 같다"며 아내와 자녀의 깊은 사랑을 전해주고 있다.

onemoregive@newspim.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