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면” vs “탄핵 무효”…곳곳 신경전에 경찰 충돌 방지 진땀
尹측 석동현, 공수처·경찰에 “한 줌도 안 되는…” 거친 언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재발부 이후 첫 주말인 11일 서울 광화문과 대통령 관저가 있는 한남동 일대에선 탄핵 찬반 단체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강추위에도 윤 대통령 탄핵 찬반을 외치며 모인 사람들은 푸드트럭, 천막 등을 통해 커피, 어묵, 컵라면 등을 나누며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었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은 오후 1시부터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과 한남동 일대에서 동시다발로 집회를 열었다. 광화문에서 탄핵 찬반 단체는 약 200m 거리를 두고 집회를 진행했다.
비상행동 집회 주변에는 푸드트럭 수십 대가 늘어섰다. 어묵탕, 감자튀김, 소떡소떡, 풀빵까지 다양한 음식이 집회 참가자들에게 제공됐다. 어묵탕을 나눠주던 코미디언 강성범씨는 “중년으로서 젊은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몸이라도 따뜻하게 데워주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 남모(32)씨는 “일단 무조건 체포가 돼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죄 없는 장병들이 최대한 안 다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비상행동 집회 참가자는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1만5000명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전현희, 이수진 의원 등도 집회에 참석했다.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 1번출구 앞에서는 촛불행동이 집회를 열었다.
광화문과 한남동에 집결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김이 펄펄 나는 한방차, 커피, 컵라면 등을 나눠주는 천막 앞에 삼삼오오 모여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음식과 함께 대화를 나눴다. ‘탄핵 반대만 무료’라고 적힌 붕어빵 좌판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이들은 “부정선거 입법독재 아웃”, “탄핵 무효”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오후 3시 기준 광화문에 모인 윤 대통령 지지자(경찰 비공식 추산)는 3만2000명이다.
한남동 집회에는 그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온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도 등장했다. 참가자들은 환호하며 그에게 손을 건넸다. 윤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그의 외곽에서 입장을 대변해온 석동현 변호사는 연단에서 “공수처, 경찰, 한 줌도 안 되는 자식들이 정신 없이 날뛰는데 여러분이 지켜줄 것이라 믿는다”고 격한 어조로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싸우겠다. 이재명 구속”을 외쳤다.
한남동 볼보빌딩 앞에는 탄핵 찬성 집회, 루터교회 앞에는 보수 집회가 동시에 열리면서 참가자들이 서로를 향해 목청껏 구호를 외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혹시라도 충돌이 발생할까 분위기가 과격해질 듯하면 즉시 제지에 나섰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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