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뺑소니 사고 9건
인적 드문 때에 주로 발생
“신고후 사고 현장 지켜야”
LA한인타운이 뺑소니 등 보행자 교통사고 다발 지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LA경찰국(LAPD)과 LA소방국(LAFD) 등에 따르면 최근 석 달 사이 LA한인타운에서는 보행자 교통사고로 3명 이상이 숨지고 4명 이상이 중상을 입었다. 특히 피해자 모두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뺑소니 사고의 심각성은 통계로도 나타난다.
LAPD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지난 11일까지 LAPD 산하 올림픽·윌셔·퍼시픽·할리우드·웨스트LA 등 5개 경찰서에 신고된 뺑소니 교통사고는 35건(중범 혐의 31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LA한인타운 관할 올림픽 경찰서의 뺑소니 교통사고는 9건(중범 혐의 8건)으로 5개 경찰서 전체 뺑소니 교통사고 중 26%나 차지했다.
한인타운에서 발생하는 뺑소니 사고는 주요 대로는 물론이고 주택가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뺑소니 사고는 주로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에 발생했다. 인적이 드문 시간에 발생하다 보니 LAPD는 목격자를 찾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지난달 22일 오전 2시 35분 윌셔 불러바드와 카탈리나 스트리트에서는 세단을 몰던 운전자가 행인을 치고 달아났다. 이날 사고로 피해자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달 20일 오후 6시 40분쯤 LA한인타운 뉴햄프셔 애비뉴와 8가 스트리트에서는 70대 남성 보행자가 흰색 포드 F150 픽업트럭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픽업트럭을 몰던 운전자는 교통사고 직후 차를 멈추지 않고 달아났다. 피해자는 중상을 입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26일 오전 6시쯤 웨스턴 애비뉴와 7가에서는 애큐라 차량을 몰던 운전자가 80대 남성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뒤 현장에서 도주했다.
한인타운 무단횡단도 보행자 교통사고 피해를 키우는 원인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18일 웨스턴 애비뉴와 모네테 애비뉴에서는 20대 남녀가 무단횡단을 하다 도로 중앙선에 서 있던 도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장면이 찍힌 영상에서는 도요타 캠리를 몰던 운전자가 중앙선에 서 있던 남녀를 친 뒤 곧바로 도주하는 장면이 담겼다.
현재 LAPD는 뺑소니 교통사고 목격자 제보로 용의자를 체포할 경우 2만5000~5만 달러를 보상한다. 운전자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을 벗어나면, 과실 유무와 상관없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LAPD 한 관계자는 “차량 운전자가 만약 교통사고에 연루될 경우에는 사고 직후 최대한 안전하게 ‘정차’해야 하고 이후 911 등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며 “신원 확인 등을 위해 사고 현장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캘리포니아 교통안전국(OTS)과 교통국(Caltrans) 등은 지난 10년 동안 교통사고로 인한 보행자 사망자가 600명에서 1100명 수준으로 늘었다며, 가장 큰 원인으로 ‘무단횡단(jaywalking)’을 꼽았다.
당국은 보행자 교통사고 예방 방법으로 ▶밤에 밝은 색상 옷 입기 ▶무단횡단 금지 ▶횡단보도 건널 때 셀폰 사용 금지 ▶인도 걷기 습관화 등을 권고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