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76% 신고 고민, 13%만 징계처분
전교조 부산지부, 교육청 근절 대책 촉구
[부산=뉴스핌] 남동현 기자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산지부가 부산시교육청 내 관리자 갑질 실태를 분석한 결과, 교사와 관리자의 갑질 신고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15일 최근 5년간(2020~2024년) 부산시교육청에 접수된 갑질 신고 현황과 자체 조사한 부산교사 설문 결과를 공개하며 제도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의원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갑질 사안 처리 자료에 따르면, 2020~2024년 부산시교육청의 갑질 신고는 총 60건으로 최근 2년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청구인 중 교사 비율은 85%로 전국 평균(32%)보다 월등히 높았으며, 피청구인 중 관리자(교장·교감) 비율도 8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갑질 신고 중 관리자 비율은 평균 46%에 불과했지만, 부산은 교사-관리자 간 갈등이 집중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부산시교육청의 갑질 신고 중 20%가 갑질로 인용됐으나, 실제 징계로 이어진 비율은 13%(8건)에 그쳤다. 이는 전국 평균 징계율(6%)보다는 높지만, 여전히 신고 결과에 대한 신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갑질로 인정되더라도 실질적인 징계 비율이 낮아 학교 내 갑질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부산지부가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5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러한 불신이 드러났다.
'갑질 신고를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다' 76%(405명), '없음' 24%(128명), 또 '갑질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로는 '보복 우려' 58.5%(312명), '갑질로 인정되지 않을 것 같아서' 39.6%(211명), '신고 방법을 몰라서' 25.9%(138명) 등을 꼽았다. 실제 신고 경험이 있는 교사는 8.6%(46명)에 불과했다.
교사들이 제시한 갑질 사례는 ▲조퇴·연가 등 복무 승인 거부 ▲업무를 일방적으로 분장하거나 공문 수차례 재작성 강요 ▲비인격적 발언("정교사도 아닌 게", "여자라서 문제" 등) ▲교장실 호출 후 장시간 지시 ▲물리적 위협감을 주는 태도 등으로 드러났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부산 교육현장에서 관리자와 교사 간의 갑질 구조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 제도는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부산시교육청과 국회가 실효성 있는 갑질 근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ndh4000@newspim.com